안동호 주변 조류 잇단 폐사·탈진, 왜?

입력 2016-08-04 05:20:04

백로·왜가리 등 올해 40여건, 도내 신고의 절반 이상 차지

안동호 주변에 서식하는 백로와 왜가리 등 새들의 폐사체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이태규 낙동강사랑보존회장은 새들이 오염된 먹이를 먹고 죽거나, 먹이를 찾지 못해 영양실조와 탈진 상태에서 발견된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경북도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백로를 정창욱 수의사와 이태규 회장이 살펴보는 모습. 엄재진 기자
안동호 주변에 서식하는 백로와 왜가리 등 새들의 폐사체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이태규 낙동강사랑보존회장은 새들이 오염된 먹이를 먹고 죽거나, 먹이를 찾지 못해 영양실조와 탈진 상태에서 발견된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경북도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백로를 정창욱 수의사와 이태규 회장이 살펴보는 모습. 엄재진 기자

안동호 주변에 사는 백로와 왜가리 등 조류들이 잇따라 폐사하고 있다. 영양실조와 탈진으로 죽거나, 죽기 직전 구조되고 있다.

1천300만 영남인의 젖줄인 낙동강이 새들이 먹이를 찾지 못할 정도로 오염이 심각해 안동호가 '죽음의 호수'로 변하고 있다는 주장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경상북도 야생동물구조센터에 따르면 올 들어 안동호를 끼고 있는 안동시 와룡면'도산면 등지에서 구조나 폐사체 발견 신고가 들어온 건수는 40여 건이 넘고 있다. 이 같은 수치는 올해 경북도 내 전체 신고 건수의 절반이 넘는 수치다.

고라니 등 포유류는 10여 건이지만, 안동호 주변에 서식하고 있는 백로와 왜가리 등 조류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먹이를 찾지 못한 채 떠돌아다니다 탈진(영양실조) 상태에서 발견된다는 것.

낙동강사랑보존회 이태규 회장과 회원들이 지난달 안동호를 끼고 있는 도산면과 와룡면 등지에서 폐사하거나 탈진 상태에 놓인 백로'왜가리 등을 구조센터에 신고한 건수만도 30여 건에 이르고 있다.

이태규 회장은 "오염된 먹이를 먹거나, 깨끗한 먹이를 찾지 못해 죽은 것으로 판단된다. 잉어와 붕어 등 물고기들의 떼죽음 현상도 볼 수 있었다. 안동호가 낙동강 상류로부터 유입된 각종 중금속으로부터 오염됐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다"고 했다.

경북도 야생동물구조센터 정창욱 수의사는 "구조된 새들은 대부분 영양실조 상태였다. 먹이를 제대로 먹지 못한 상태에서 다니다 탈진해 죽거나 죽음 직전에 처한 것"이라고 했다.

한편 지난 6월 환경운동연합과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와 내성천살리기대책위'영풍제련소양성화저지대책위'낙동강사랑보존회'낙동강내수면총연합회 등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4대강조사위원회'가 벌인 '낙동강 수질'퇴적토 및 낙동강 영풍석포제련소 주변환경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봉화군 석포 제2제련소 앞과 제3공장 주변 토양의 중금속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2제련소 앞 낙동강 퇴적토에는 카드뮴과 비소 농도 4등급, 납과 아연 농도 3등급, 구리 농도 2등급으로 나타나 하천'호소 퇴적물 오염평가 기준 4등급으로 '매우 나쁨' 상태다. 퇴적토 준설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조사위원회가 안동댐 2곳, 낙동강 보 3곳, 낙동강 본류 2곳에 대해 하천 퇴적물 오염 분석을 한 결과에서도 안동호 1개 지점 등의 퇴적물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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