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제약사 노바티스, 포스텍 4세대 가속기 활용 의향
경상북도, 포항시,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의 가속기 기반 신약 개발 프로젝트(Next generation Bio/Accelerator Project'NBA 프로젝트) 추진 관계자들은 스위스 바젤(Basel)에 있는 노바티스(NOVARTIS) 본사와 건립 중인 4세대 방사광가속기 현장을 방문, 세계 제약 산업의 현주소와 신약 개발 트렌드, 3세대 방사광가속기와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 구조기반 신약 개발 현황을 최근 조사했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 세포막 단백질 구조기반 신약 개발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도 초기 연구개발 단계에 있지만, 외국 제약사들과 신약 개발 연구소로부터 기대와 관심을 받는 최신 신약 개발 기술이다. 그뿐만 아니라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미래의 다양한 연구 분야에 활용도가 높아 기술 선진국이 앞다퉈 건설하려 하고 있고, 이미 가동 중인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해 활발한 연구도 하고 있다.
◆세계적 제약 도시, 스위스 바젤(Basel)
스위스 바젤시 인구는 20만 명으로 경주 인구보다 조금 적다. 하지만 이 작은 도시에 세계 10대 제약회사인 노바티스와 로슈(ROCHE)가 있어 세계적 제약 도시로 유명하다.
노바티스는 지난해 매출 56조원을 올렸고 그중 30%가량을 연구개발에 기초를 두고 있는 세계 1위 제약 회사다. 현재 노바티스에서는 200여 건의 연구개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그중 전문의약품 분야 연구가 137건에 이른다. 암 관련 25개의 생물학적 경로 연구, 피부질환 및 류머티스성 질환 관련 20개 신약 후보물질 개발 등 활발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달 말 NBA 프로젝트 관계자 일행이 노바티스 본사를 직접 방문,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 세포막 단백질 구조기반 신약 개발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그리고 이를 통해 노바티스를 포항 가속기 인근으로 유치하는 데 필요한 조건을 파악했다.
노바티스 관계자는 노바티스와 같은 글로벌 제약사가 포항에 입주하기 위한 조건으로 토지 등 기초 여건과 연구 결과에 대한 지식재산권 보장 등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노바티스의 산드라 제이콥 박사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활용으로 세포막 단백질 구조분석이 쉽다는 것이 확인되면 포항의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할 의사가 있다"고 했으며, 장승기 연구센터장도 "포항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 세포막 단백질의 구조분석 연구 진척 상황을 노바티스와 공유하고 상호 협력연구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답했다.
이번 방문 결과를 볼 때 포항에 세계적 제약회사를 유치해 바젤과 같은 제약 도시로 키우려면 'NBA 프로젝트의 연구 기반 조성이 성공적으로 구축되고, 제약 산업이 자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는 과제가 생겼다.
◆신약 개발 능력을 격상할 마지막 기회
미국 스탠퍼드대학에는 1996년에 구축돼 가동 중인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있다. 내년에는 이 방사광가속기 시설을 업그레이드하려고 가동 중지할 계획이다. 반면 포항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8월 말에 준공식을 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2, 3년 내에는 스위스, 독일 순으로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구축되면, 이를 활용한 연구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짧은 틈이 우리의 신약 개발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지금 그 기회가 포항 앞에 와 있다.
스위스 바젤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폴 쉬러 연구소(Paul Scherrer Institute'PSI)는 2013년부터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건립 중이다. 건설 중인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새로운 X-선 자유전자레이저 장치로서 2017년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PSI 소속 구조분석 전문가인 세털러 박사는 미국과 일본의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사용해 세포막 단백질 구조분석 연구를 이미 수행 중이다.
고무적이게도 PSI 연구팀은 포스텍 연구팀과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해 공동연구할 의향이 있음을 알려왔다.
세털러 박사는 "다른 기관에서 구조분석한 세포막 단백질 샘플을 가지고 직접 포항에서 실험해 성능 검증을 해 줄 의향이 있으며, 박사과정이나 박사 후 연구원들을 파견해 연구를 진행할 수도 있다"고 했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바이오디자인연구소도 포항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해 포스텍과 세포막 단백질 구조분석에 관한 공동연구를 제안해 왔다. 또한 세계 5위 제약회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도 세포막 단백질 구조분석 공동연구와 인력 교류 등 실질적인 제안이 오가고 있다.
장 센터장은 "NBA 프로젝트는 우리 제약 산업을 단숨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게 할 마지막 기회이다. 신약 개발을 위한 글로벌 제약사와 연구소가 포항에 모일 수 있는 연구 기반이 갖춰지면 포항이 세계적 제약 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경북도의 신약 개발 비전
포스텍은 지난 2월 김관용 경북도지사 주재 회의에서 NBA 프로젝트 기본 추진 방향을 보고하고, 가속기 기반 10대 첨단 신산업 육성 전략회의를 통해 프로젝트를 구체화하고 있다. 프로젝트 최종 목표는 2025년까지 제약 관련 중소기업 40여 곳과 앵커기업 2개사를 유치하고, 제약 관련 일자리 5천여 개를 창출하는 것이다.
경북도와 포스텍은 이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고자 국내 제약회사와 신약 개발 연구기관을 직접 방문해 신약 개발 성공 여부와 가능성을 점검하고 참여 의향 확인에 나섰다.
또한 경북도는 가속기 기반 신약 개발 전략 모색과 기술자문 및 국내외 제약사와 연구소 분소 유치에 필요한 전문가 그룹인 신약개발분과위원회를 구성하기도 했다. 포스텍에서도 최근 가속기 기반 신약 개발 연구 기반 조성을 위해 전용 연구건물 건립을 위한 기본설계에 들어갔다. 내년 상반기쯤에는 착공할 계획이다.
프로젝트 추진단 관계자는 "지금까지 보여준 경북도와 포항시의 열정과 포스텍의 신약 개발 의지와 추진력을 계속 발휘해 노력하면 포항도 스위스 바젤과 같은 제약 도시로 성장하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그간 우리나라 제약 산업은 원천기술력이 부족해 박리다매 접근법으로 성장했지만,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하면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 First Mover(선도자) 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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