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포대 대신 염속산? 백지화외엔 타협 없다"

입력 2016-07-22 20:20:25

일부 성주 군민 '사드 배치 대안' 성산포대보다 더 높은 염속산…민가 거의 없고 오산까지 방어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성주 배치와 관련 성주 군민들의 반대 투쟁이 열기를 더해가고 있는 가운데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21일(미국 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인들의 이해관계와 선호도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기를 희망하고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백악관의 이 같은 언급은 미국 정부가 국내 여론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돼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앞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19일 사드 성주 배치와 관련한 국회의 긴급현안질의에 출석, 성주 출신의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의 "(사드) 배치지역이 성주 성산포대로 결정된 것이 맞나"라는 질문에 "국방부가 성산포대라는 명칭을 발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성산포대 이외의 다른 지역에 사드 배치 가능성을 시사하거나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돼 주목을 받았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도 21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사드 배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이라며 "주민들의 말을 경청하고,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해 성주 군민들의 사드 성산포대 배치 반대 의견을 무시하고 배치를 강행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또한 국방부는 성주 현지에 황인무 국방부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성주 군민들과의 접촉을 늘리면서 설득작업에 들어갔다. 국방부는 당장 성주 여론을 돌릴 수는 없겠지만 시간을 가지고 주민들의 이야기를 수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필요하다면 한 장관 등 고위 당국자들의 방문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비록 소수이긴 하지만 일부 성주 군민들 사이에서 인구밀집지역인 성산포대 대신 더 고지대이고 인근에 인가도 거의 없는 염속산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말이 조심스레 입에 오르고 있어 주목된다. 해발 380m 고지에 있는 성산포대는 성주읍 성산리에 소재하고 있어 반경 1.5㎞ 이내에 1만4천 명의 읍민들이 살고, 3㎞ 이내에 2만5천 명의 유동인구가 있으며 550여 개 공장과 기업체가 돌아가는 등 사드 배치의 적지가 아니라는 주장이 많다. 또한 성산포대의 면적이 넓지 않아 작전능력이 제한을 받을 수 있는데다 사드의 사정거리인 반경 200㎞ 안에는 평택은 포함되지만 오산은 들어가지 않는 전략적인 약점도 안고 있다. 그러나 염속산은 성주군 금수면과 김천시 조마면에 걸쳐 있는 해발 872.5m의 산으로 성산포대보다 훨씬 더 높은데다 인근에 민가가 거의 없고 성산포대로부터 북쪽으로 16.3㎞ 지점에 위치해 오산이 방어선 안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성주의 여론은 완강하다. 성주 배치 백지화 이외에는 정부와의 타협은 일절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단 한 번도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 사전 협의도 없이 사드 배치 후보지로 거론된 지 3일 만에 성주라고 발표했다. 5만 군민들의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며 21일 서울역 집회에서 목소리를 높인 김항곤 성주군수의 말은 성주 여론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당장 염속산 대안론이 공론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대안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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