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일본뇌염, 모기 무서운데…"살충제가 더 무서워"

입력 2016-07-20 20:12:48

옥시 파동에 화학성분 공포감…성수기에도 소비자 구입 꺼려

'살충제 없이 모기를 퇴치할 수는 없을까.'

지카바이러스 불안에다 예년보다 한 달 이상 이른 지난 11일 일본뇌염 경보까지 내려지면서 '모기 공포'가 확산되고 있지만 정작 모기 살충제 판매는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옥시 파동' 이후 화학제품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면서 화학 성분이 든 모기 살충제를 기피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1~4월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모기약 매출 증가율이 96% 늘었으나 정작 여름이 본격화되는 6월부터 7월 중순까지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은 15%에 그쳤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카바이러스 여파로 올 초부터 모기약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최근에는 일본뇌염 경보가 발령됐음에도 모기약 판매가 신통찮다"며 "옥시 사태 이후 소비자들이 화학제품을 꺼리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6월 첫아들을 낳은 김주현(33) 씨는 "옥시 사태 이후 화학제품을 다 끊었지만 지카바이러스, 일본뇌염 등으로 모기는 모기대로 위험해 모기약을 써야 할지 걱정이다"며 "주변에서도 이와 관련해 어떻게 해야 할지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은 인체에 영향이 없거나 천연성분을 활용한 모기 퇴치 제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대구백화점은 지난 6월부터 7월 14일 현재까지 전기모기채의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30% 늘었다고 밝혔다. 대구백화점 관계자는 "모기장, 전기모기채, 초음파 모기퇴치기를 비롯해 모기퇴치식물, 계피 스프레이 등이 잘 팔리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화학성분이 든 '살충제'라도 권장 사용량과 사용법을 잘 지키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정해진 용법'용량대로 사용하고 사용 이후 꼭 환기를 시키는 한편 인체에 닿지 않도록 하는 등 주의사항을 잘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강주혜 식품의약품안전처 연구관은 "시중 제품은 식약처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판단하고 심사해 허가해 준 제품이므로 안전성이 입증된 제품이다"며 "다만 제품에 표시된 권장 사용법과 용량을 지켜 사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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