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가 부동산 거래, 다리 놔준 적 없다"

입력 2016-07-20 19:22:20

직접 해명 나선 우병우 수석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둘러싼 각종 의혹 제기가 일파만파로 확산되면서 그동안 언론과 거리를 두던 우 수석이 2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처음으로 기자들과 직접 대면해 해명에 나섰다. 처가가 보유한 1천억원대 강남 부동산을 진경준 검사장(구속)의 주선으로 넥슨에 팔 수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 보도에서 시작된 이번 논란이 정운호 네이처 리퍼블릭 전 대표에 대한 '몰래 변론' 의혹, 병역 복무 중인 아들 '꽃보직' 의혹 등으로까지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처가 부동산에 진경준 개입?

가장 큰 쟁점은 우 수석의 처가 부동산 매각 과정에 진 검사장이 개입했느냐다. 우 수석의 장인이 2008년 작고한 뒤 처가에서는 상속세를 내기 위해 서울 강남역 인근 부동산을 내놔 2011년 3월 넥슨에 약 1천326억원에 팔았다.

넥슨 '주식 대박' 사건으로 구속된 진 검사장이 넥슨의 창업주인 김정주 NXC 회장과 친분이 두텁고, 동시에 우 수석의 서울대 법대와 검찰 후배라는 사실을 근거로 그가 부동산 거래의 다리를 놔준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이에 대해 우 수석은 "저는 그 땅에 대해서 김 회장에게 사달라거나 그런 적이 없다. 진경준을 통했든 안 통했든 간에 아예 그런 사실이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진경준을 통해서 김 회장에게 부탁한 적도 없고, 다리를 놔줬다는 것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진경준 개입'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정운호 '몰래 변론'했나

우 수석을 둘러싼 또 하나의 쟁점은 1년간 변호사로 일하면서 정식으로 선임계를 내지 않고 변론해 변호사법을 위반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경향신문은 우 수석이 지난 2013년 홍만표 변호사(구속)와 함께 정운호 전 네이처 리퍼블릭 대표 등을 '몰래 변론'하고 수임료를 나눴다는 의혹이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된 법조 브로커 이민희 씨와도 서울 강남 일대에서 여러 차례 함께 식사를 하는 등 어울렸고, 이 씨가 7살 연하인 우 수석에게 '형님'이라고 불렀다는 내용도 보도됐다.

이에 대해 우 수석은 "정운호도, 이민희도 모른다. 만난 적도 없는데 수임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라고 정면 부인했다. 자신이 이민희 씨와 만나는 것을 본 적이 있다는 운전기사의 목격담에도 "그 사람이 누구를 봤는지 모르겠으나 저는 그 사람을 본 적이 없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우 수석은 "확실히 말하지만 모든 사건에 선임계를 내고 다 신고했다"며 "전화변론 같은 것도 한 적이 없다. 다 찾아가서 설명하고 의견서도 냈다"고 말했다.

◆아들 병역''우병우 사단' 등 기타 논란

의무경찰로 복무 중인 우 수석의 아들이 복무 두 달 만에 정부서울청사 경비대에서 선호도가 높은 서울지방경찰청으로 전출됐다는 '꽃보직' 논란도 이날 제기됐다.

이는 의경 인사 배치 규정에 어긋난 이례적 전출이어서 특혜가 아니냐고 한겨레신문이 보도했다. 우 수석은 "유학 간 아들이 들어와서 군대에 가라고 해 군대에 간 것"이라면서 "아들의 상사라는 사람을 본 적도 없고, 만난 적도 없고, 전화를 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2010년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으로 재직하면서 진 검사장(당시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의 비위 의혹을 보고받고도 내부 감찰에 넘기지 않았다는 보도에 대해선 "그런 적이 없다. 누군가 알았다면 왜 감찰을 안 했을까"라고 반박했다.

또한, 검찰 등 사정 당국의 인사를 전횡한다는 일부 지적에는 "저한테 주어진 업무 범위 내에서 검증할 것을 하고 있다"면서 "'우병우 사단'이라는 이야기라니 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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