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김경해의 마케팅 이야기] 'KISS'에 능통한 마케팅 전문가가 되라

입력 2016-07-19 18:38:25

계성고·서강대(영문과 및 언론대학원) 졸업. 전 서강대·중앙대·한양대 겸임교수. 현 한국PR협회 및 한국PR기업협회 회장
계성고·서강대(영문과 및 언론대학원) 졸업. 전 서강대·중앙대·한양대 겸임교수. 현 한국PR협회 및 한국PR기업협회 회장

명쾌하게 메시지 전달하는 'KISS 전략'

국가 브랜드에 적용할 때 파급력 커져

정권 교체 때마다 슬로건 바꾸는 한국

지속성 유지해야 높은 가치 창출할 것

키스(Kiss)의 종류는 실로 다양하다. 맥 라이언 주연의 영화 '프렌치 키스'(French kiss)부터 작은 새가 부리를 부딪치는 것처럼 가벼운 입맞춤의 대명사 버드 키스(Bird kiss), 특히 35.2%의 높은 시청률로 많은 사람들을 설레게 한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거품 키스는 수차례 패러디될 정도로 히트를 쳤다.

이와 같이 인종과 국가를 망라하는 만국 공통어인 키스가 마케팅 전략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Keep It Simple & Short'의 이니셜을 딴 'KISS'는 메시지를 쉽고 간결하게 유지하라는 뜻이다.

최근 미국 공화당의 대선후보로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는 특유의 공격적이고 화끈한 화법으로 유명하다. 출발 당시 1% 미만의 지지율에 불과해 "설마 되겠느냐?"는 말을 듣고 있던 그가 'KISS 전략'으로 판을 뒤흔들고 있다. "정치권은 어리석다"며 대권 경쟁에 뛰어들면서 이민 반대를 소리치며 'America First'(미국이 최우선)라는 자신감에 찬 주장을 외쳤다. 대상을 분명히 하고 단순 명쾌한 솔루션 제시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트럼프의 사례는 메시지 전달기법이 대중 마케팅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준다.

최근 기업들이 다양한 종류의 위기에 노출되면서 위기 시의 메시지 전략에 관해 활발한 논의가 되고 있다. 위기발생 시 첫 대국민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하는가에 따라 위기관리의 성패가 좌우된다. 위기발생 시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다가 들끓는 여론에 맞닥뜨리고 나서야 급조한 후속 메시지를 2탄, 3탄으로 정신없이 남발하다가 결국엔 이미지와 매출 모두 상처투성이가 되어 게임을 망치고 마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우리는 위기봉착 시 한 번의 실수로 영영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마는 경우를 자주 보고 있다. 그만큼 최초로 전해지는 핵심 마케팅 메시지가 위기관리의 성패를 가르고 있으며, KISS 요소를 포함하고 있을 때 대국민 설득력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KISS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는 새로운 국가브랜드 겸 슬로건으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Creative Korea)를 발표했다. 대외적으로는 21세기 한국의 새로운 이미지 부각과 함께 비즈니스 활성화, 관광객 유치 확대, 대외무역 촉진 등에 이바지하고, 대내적으로는 국민의 자긍심 제고와 대통합을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Creative'(창조적)라는 브랜드가 현실적으로 즉각 도움이 될 수 있는 분야가 우선 관광진흥일 텐데, 관광이 'Creative'하다면 외국인이 이에 매력을 느껴 한국을 방문할지 의문이다. 현 정부의 '창조경제'에 무리하게 끼워 맞춘 느낌이 들고, 2002년 월드컵 당시 내놓았던 'Dynamic Korea'도 시한부 활용에 그쳤으며, 지난해 서울시가 발표한 'I Seoul You'도 논란이 아직 계속되고 있다.

만일 프랑스의 국가 브랜드인 '크리에이티브 프랑스'의 표절이 사실이거나 차기 대통령이 'Creative Korea'를 버리고 새 브랜드를 들고 나오면 국가적으로 큰 손실을 입게 될 것이다.

브랜드와 슬로건은 쉽고(Simple) 간결하고(Short) 지속 가능할 때 파급력이 높아지고 가치는 올라간다. 'I♡NY'(아이 러브 뉴욕)이라는 간단하고 재미있는 구성문자로 뉴욕 시민들에게 자부심과 공동체 의식을 불어넣고 도시 정체성 강화와 이미지 향상은 물론 꼭 한 번 가고 싶은 곳으로 세계인의 마음속에 각인시켰다. 'I♡NY'을 어떤 주지사도 바꾸지 않고 지속성을 유지해 온 것이 오늘의 가치를 창출한 것이다.

앞으로 필자는 'KISS'에 지속성과 진정성을 추가하고 싶다. '코리아 스파클링'(Korea Sparkling'2007)-'코리아 비 인스파이어드'(Korea Be Inspired'2010)-'이매진 유어 코리아'(Imagine Your Korea'2014)처럼 정권이 바뀔 때마다 버릴 게 아니라 백년대계 차원으로 생각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잦은 버림의 손바뀜이 계속된다면 외국의 오피니언 리더들로부터 한국은 'Strange Korea'(이상한 코리아)라는 엉뚱한 타이틀을 뒤집어쓰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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