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세대 위한 젊은 경상감영공원 만들자"

입력 2016-07-17 22:30:02

경상감영공원 살리기 사회적경제포럼

15일 대구 중구 경상감영길 소재 문화창조놀이터 ETC에서
15일 대구 중구 경상감영길 소재 문화창조놀이터 ETC에서 '경상감영공원을 살리는 사회적경제포럼'이 열렸다.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을 빠져나온 수많은 인파 중 청년들은 남쪽 동성로로, 노인들은 북쪽 경상감영길로 향합니다. 같은 도심인데도 경상감영공원 일대는 젊은이들이 꺼리는 늙은 공원으로 인식돼 있습니다. 이곳에 문화와 경제라는 활기를 불어넣어야 합니다."

15일 대구 중구 경상감영길 소재 문화창조놀이터 ETC에서 '경상감영공원을 살리는 사회적경제포럼'이 열렸다. 지역 사회적경제기업들이 노후한 경상감영공원 일대의 문화와 경제를 되살리고자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다. 경상감영공원 일대는 경상도의 근대 역사와 문화를 고스란히 품은 곳이자 노인들의 쉼터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사교시설에 의존한 노인 이성 교제와 무분별한 음주가 종종 이뤄지다 보니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대구시와 중구청은 올해부터 이곳에 실버문화거리를 조성하고 실버축제, 주말 장터 등 다양한 실버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대표 발제자인 조득환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상감영공원 주변을 일본 도쿄의 지조도오리(지장사'사찰)와 같은 복합문화거리로 가꿔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1970년대 대형 상업시설 등장에 반발하며 노인 특화시장 거리로 거듭난 지조도오리 일대는 200여 개의 노인용품점이 밀집하고 연간 900만 명이 찾는 명소가 됐다. 도쿄 시부야에 위치한 젊음과 패션의 거리 '하라주쿠'에 빗대 '할머니들의 하라주쿠'로 불린다.

이곳은 노인 혼자 방문해도 다른 방문자와 친구가 될 수 있는 정서적 교류의 장이다. 도로 턱을 없애고 인근 지하철역에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했으며, 경쟁력 있는 노인 대상 의류점과 토산품'음식 판매점을 들였다. 젊은이와 관광객이 즐길 거리도 충분히 갖췄다.

조 연구위원은 "실버문화거리는 모든 연령층이 과거의 기억과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실버라는 단어가 다른 세대의 접근성을 낮춰 노인들이 더욱 소외받아서는 안 된다"며 "지방자치단체와 이곳 일대 상인들이 경상감영공원의 역사성과 문화적 특색을 반영해 환경 개선에 동참하면 젊은 층 유동인구와 관광객도 자연히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다른 발제자인 박성백 ETC 대표는 "노인만이 아닌 다문화'다세대를 위한 복합 스토리를 불어넣고, 전통과 근'현대를 아우르는 문화체험이 가능한 공간으로 가꾸자"고 했다.

대구 중구사회적경제협의회 한 관계자는 "거리 조성 목적을 수익 창출이나 관광상품화에 두지 않았으면 한다"며 "다양한 세대가 이곳의 지역적 특색을 바탕으로 한 문화적'경제적 공급자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번 포럼은 15, 16일 같은 곳에서 열린 '2016 사회적경제 주간행사 대구 중구 사회적경제 작은박람회'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이 기간 ㈜공감씨즈, ODS다문화교육연구소, 웰컴즈, 풍경 등 대구 사회적기업 12곳의 관계자가 모여 업체별 대표상품을 판매하고, 사회적기업 체험사진전, 경상감영 일대 자전거 투어 등 문화'놀이 행사를 열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