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뭐냐?"는 질문에 자신의 꿈을 교사, 공무원, 의사, 약사 등 직업으로 말하는 학생들이 많다. 과연 자신의 꿈과 진로는 같은 것일까? 다른 것일까? 라는 반문을 마음속으로 해 본다. 꿈을 잃어버린 학생들…. 진학설계도 그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 진학 희망? 그것도 거의 대부분이 자신의 꿈보다는 단순히 취업이 잘되는 학과를 선택하려고 한다. 과연 누가 이들의 꿈을 빼앗았을까? 사회일까? 가정일까? 학교일까?
상담을 통해 만나게 되는 많은 학생들의 진로결정은 그 범위가 제한적이다. 왜냐하면 자신이 알고 있는 범주를 벗어나기 힘들 뿐 아니라 부모님 등 주변의 강력한(?) 권유와 진로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초등학생은 50개, 중학생은 70~80개, 고등학생은 150개 정도의 직업을 알면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고 말한다. 아는 직업의 스펙트럼을 넓히면 직업과 전공을 서로 연결시킨 '융합적인 직업이나 진로'도 고려할 수 있다는 말이다.
얼마 전 만난 학생의 상담 사례이다. ○○이는 밝고 활발한 성격에 자신의 이야기를 곧잘 하며 교내 글쓰기 대회에 수상하는 등 글쓰기에도 자질이 있는 학생이다. 역사에 관심이 많으며 역사 관련 독서도 꽤 많이 하는 학생인데 고민이 있다고 상담 신청을 해 왔다. 고민의 내용은 자기는 역사를 좋아하지만 부모님은 공무원 또는 교사가 아니면 안정적인 직업을 가질 수 없으며, 특히 역사 관련 일은 취업이 어려우니 안 된다고 반대하고 계셔서 고민이란 이야기를 했다.
나는 먼저 ○○의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역사에 대해 관심이 생긴 계기와 자신이 생각하는 역사 관련 직업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이 학생 역시 단편적인 진로 정보만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역사 관련 전공을 하면 박물관 학예사나 역사 선생님 외에는 별로 할 일이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나는 상담을 통해 ○○에게 역사의 광범위한 학문적 범위와 중요성, 역사 관련 전공자들이 할 수 있는 다양한 일에 대해 설명을 해 주었다. 그중 ○○가 하고 싶어 하는 방송일과 역사를 접목한 사극 전문 방송작가(옥룡이 나르샤, 주몽, 해를 품은 달, 대장금 등 한류 드라마의 영향과 효과에 대해 열변(?)을 토한 것 같다) 등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면서 결국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의 중요함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이후 ○○는 가끔 복도에서 만났을 때 10년 뒤에는 자기가 유명 방송작가가 되어 인기 스타의 사인을 직접 받아 줄 사람이라며 은근히 자신을 기억해야 할 것이란 귀여운 협박(?)을 하곤 한다.
학생들의 진로 결정에 많은 영향을 주는 부모님들께 질문 드리고 싶다. 부모님 10대에 지금과 같은 세상(인공지능 컴퓨터, 전기자동차, 무인 주행 자동차의 등장 등)이 올지 알고 있었는지? 부모님의 일방적이고 단편적인 시각으로 학생들의 진로에 대해 조언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단지 학생들이 힘들어 할 때 옆에서 지지해 주고 지원해 주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일이 아닐까?
학생들 모두가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선택할 수 있는, 꿈이 취업이 아닌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길 꿈꾸며 나는 오늘도 진로교사로서 학생들에게 진정한 '나'를 찾는 것의 중요함을 이야기할 수 있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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