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벽면 곳곳에 누수·균열" 철도 중앙선 학가산 터널 위험

입력 2016-07-14 20:31:29

터널 연결 수로엔 물 '콸콸', 전문가 "콘크리트 타설 문제"…코레인 측 하자 은폐에 급급

11일 오후 안동 북후면에서 열차가 균열과 누수가 발생한 터널을 통과하고 있다. 터널과 이어진 배수로에서는 며칠 동안 비가 오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제법 많은 양의 물이 배출되고 있었다. 김영진 기자
11일 오후 안동 북후면에서 열차가 균열과 누수가 발생한 터널을 통과하고 있다. 터널과 이어진 배수로에서는 며칠 동안 비가 오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제법 많은 양의 물이 배출되고 있었다. 김영진 기자

"이러다 터널 무너지는 거 아닙니까?"

최근 기자에게 다급한 목소리의 제보 전화가 걸려왔다. 안동 북후면과 영주 평은면을 관통하는 철도 중앙선 학가산 터널이 누수와 균열로 무너질 우려가 있다는 것.

터널 내부를 잘 안다고 설명한 제보자는 "누수로 터널 안 콘크리트 바닥에 물이 고이고 여기저기 균열도 발생해 다른 터널보다 심각한 상황이라 열차 운행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기자는 12일 오전 제보를 확인하기 위해 안동 북후면에 도착했다. 기찻길 주변에는 철제 울타리가 쳐져 있고 터널로 들어가는 출입문은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었다. 출입구를 찾던 중 터널과 이어진 수로에서 며칠 동안 비가 오지 않았는데도 제법 많은 양의 물이 흘러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제보자는 "흘러나오는 물이 다른 터널과는 다르게 비정상적"이라며 "터널에 들어서자마자 벽면과 바닥이 만나는 이음에서 물이 새 나온다. 한두 곳이 아니라 그 숫자를 파악하지는 못하지만 새어 나온 물이 고일 정도로 많다"고 말했다.

터널 내부를 확인하기 위해 코레일 경북본부 옹천시설반을 찾았지만 코레일 측은 안전 문제로 터널 내부 공개를 거부했다. 기자는 담당자에게 내부 상황에 대해 여러 차례 질문했지만 담당자는 답변을 회피한 채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코레일은 터널 내부의 누수와 균열 등을 사전에 알고 터널을 건설한 철도시설공단과 삼성물산에 19일부터 열흘간 이와 관련된 보수공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가산 터널은 철도시설공단이 2천600억원(터널 843억원)을 들여 10.42㎞의 노선 이설 작업을 하면서 만든 길이 5천999m의 터널로 2011년 8월 공사에 들어가 2013년 3월에 관통됐다. 원래 공기가 13개월이었지만 2개월 단축해 11개월 만에 공사를 끝냈다.

이 때문에 안전상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컸다. 특히 개통 이후 하루에 상'하행선 64회가 운행되고 무궁화호 열차도 하루에 24회나 운영되고 있다.

건설 전문가는 "공기 때문에 안정적인 콘크리트 타설이 되지 않으면 금이 가거나 침하가 생길 수 있다"며 "땜질식 보수보다는 종합적인 진단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균열과 누수 등 문제가 있는 것은 맞지만 철도시설공단과 시공사에서 보수할 예정"이라며 "현재도 열차가 운행하고 있어 안전 문제를 감안할 때 내부 방침상 언론에 현장을 공개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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