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어린이 사진전 60돌 기념 회고전] 가난 속 천진난만한 표정은 미래 희망

입력 2016-07-14 19:21:00

연재를 마치며…

지난 5월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지난 5월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60회 매일 전국 어린이 및 가족사진전'에서 역대 대표작들이 전시되었다.

사진은 말을 한다. 사진은 이미지일 뿐 말을 할 수가 없다. 하지만 사진 한 장 속에 담긴 깊은 여운이 백 마디 말보다 더한 감동과 울림을 느끼게 한다. 재잘거리며 웃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에서 맑고 밝은 동심의 세계를 엿볼 수 있다. 6'25전쟁 후 1950년대 가난한 삶 속에서도 어린이들의 천진난만한 표정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1957년 제3회 '첫눈'이란 작품으로 최고상을 받은 권정호 전 매일신문 사진부장은 1956년 11월 29일 낮 12시 20분 첫눈이 내리는 대구 중구 포정동 고려양봉원 골목에서 촬영했다며 시간과 장소를 아직도 정확하게 기억하며 그날의 감동을 잊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계기가 되었는지 1960년 매일신문에 입사하는 영광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했다. 가난한 시절인 1970년 첫딸의 돌 잔치를 위해 시상품으로 받은 은 주전자를 팔았던 기억이 난다며 아쉬워했다.

1971년 제16회 '달음박질'로 금상을 받은 이석근(67) 씨는 1969년 대학 3학년 때 서울 효창운동장 옆 한 국민학교에 다니던 조카의 운동회 달리기 장면을 촬영하러 갔다가 조카가 넘어지는 바람에 정작 조카의 사진은 촬영 못 하고 다른 학생의 달리기 장면을 패닝 기법으로 촬영했다고 말했다. 매일신문 공모전에 출품해놓고 군대에 입대해 시상식에는 참석 못해 못내 아쉬웠다고.

1995년 제39회 '엄마랑 언니랑' 작품으로 금상을 받은 조창임 씨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동네 주민들과 경주 감포 여행 중 아이들이 해맑게 뛰노는 모습에 매료돼 촬영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전 입선을 한 번 해 한 개의 메달을 탄 조 씨는 두 아들에게 골고루 메달을 주기 위해 출품했다가 금상의 영광을 얻게 되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1996년 제40회 '개구쟁이들'로 금상을 받은 이판수(매일신문어린이사진동우회장) 씨는 사진촬영을 위해 전국을 한창 누빌 때 전북 고창군 선운사 인근 한 학교를 지나다 하굣길에 아이들의 뛰노는 모습이 너무 좋아 촬영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1981년 금상을 받은 한삼화 삼한C1 회장은 역대 대표작 지상 회고전은 매일신문의 대표적인 문화 콘텐츠로서 입상 작가들에게는 보람을 느끼게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김종욱 허허재 사랑방 대표는 훌륭한 작품들에 많은 감동을 받았으며 사진의 역사뿐만 아니라 대구의 어린이 역사를 보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60돌 기념 지상 회고전을 마치게 된다니 아쉽지만 사화(寫話)집으로 출판돼 세대 차이를 뛰어넘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집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1955년 어린이날을 기념하여 매일신문이 개최한 매일 전국 어린이 사진공모전은 창간 70주년을 맞아 '아이는 자라 어른이 되고 세월은 쌓여 역사가 된다'는 60돌 기념 회고전을 60회에 걸쳐 지면에 게재했다. 단순한 사진공모전을 떠나 아이들의 놀이문화를 반영하는 이 시대의 역사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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