딤프(DIMF) 10주년, 관람객 14만명 흥행 성공…글로벌 축제 도약

입력 2016-07-12 19:09:30

딤프 10주년 성과와 과제

'감브리누스'(러시아).
'상하이 더 멜로디'(중국).
'금발이 너무해'(영국).

제10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딤프)이 6월 24일부터 7월 11일까지 18일간의 일정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딤프 사무국에 따르면 공연 및 부대행사를 찾은 인원은 모두 14만여 명으로 지난해 대비 27% 증가했고, 총 매출액도 60% 이상 늘어났다.

◆국내외 뮤지컬계 주목하는 허브(herb) 축제로

인원 27%·총 매출액 60% 이상 늘어…英·美 이어 제3세계 신흥국 작품도 소개

주목할만한 흥행 성과와 더불어 올해 공연작들은 상징성도 함께 띠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10회 공연이 매진에 가까운(유료관객 점유율 70% 이상) 인기를 얻으며 딤프 어워즈 대상까지 받은 영국 웨스트엔드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는 국내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수준 높은 영·미 뮤지컬을 소개하며 딤프의 역할을 드러냈다. 중국(상하이 더 멜로디), 슬로바키아(마담 드 퐁퐈두르), 러시아(감브리누스) 등 제3세계 신흥 뮤지컬 국가들의 작품을 8회(2014년) 및 9회(2015년) 딤프에 이어 여러 편 소개한 것도 의미 있었다.

오동욱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은 "딤프는 우리나라 창작뮤지컬의 제3세계 시장 진출 교두보와 제3세계 뮤지컬의 아시아 시장 진출 거점을 모두 맡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배성혁 딤프 집행위원장은 "10년이 지나며 이렇게 다양한 국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뮤지컬 축제는 세계에서 딤프가 유일하다. 초기와 달리 이제는 해외 작품들이 20대 1의 경쟁률로 딤프에 참가 신청을 하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 '뮤지컬 최치원'과 '원이엄마' 등 지역 뮤지컬 초청 공연을 진행, 역시 지난해부터 시도하고 있는 지역 뮤지컬 창구 역할도 공고히 했다. 8월 중국 하얼빈 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공연을 앞두고 있는 대구시'딤프 공동제작 뮤지컬 '투란도트'도 유료관객 점유율 82%를 기록, 실제로는 매진으로 판단할 수 있는 높은 점유율을 보이며 올해 초 서울 장기공연에서 이어진 흥행 파워를 자랑했다.

부대행사들도 개별적으로 딤프의 경쟁력 있는 콘텐츠로 자리 잡는 모습이었다. 10주년을 맞아 딤프의 시작과 끝을 성대하게 꾸민 개막 축하공연과 폐막식(딤프 어워즈)을 비롯, 국내 유일 10년의 전통과 그에 걸맞은 높은 수준을 자랑하게 된 창작지원작공연과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 지난해부터 시작돼 딤프의 새 견인차로 자리 잡고 있는 뮤지컬스타(청소년 및 일반인 뮤지컬 경연 대회)와 뮤지컬아카데미(신진 뮤지컬 인력 양성 과정) 등에 전국에서 뮤지컬 인력, 관계자, 관객들이 몰렸다. 종합해보면, 멀리는 10여 년 전 딤프 준비 단계부터, 가깝게는 8, 9회 딤프쯤부터 이뤄진 다양한 시도들이 벌써 자리를 잡고 있거나 긍정적인 전망을 하도록 만들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10년, 아시아 넘어 글로벌 뮤지컬 축제로

'투란도트' 등 지역 작품 창구 역할 공고…협업 통한 아트마켓 공식화 필요

장익현 딤프 이사장은 11일 열린 폐막 행사 '딤프 어워즈'에서 폐막 선언을 하기에 앞서, "딤프의 향후 10년 비전은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뮤지컬 축제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0년간 성장 및 도약 단계를 잘 거친 딤프에 질적 성장 및 글로벌 전략이 함께 요구되는 부분이다. 마침 6월 22일 국내외 뮤지컬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댄 '딤프 국제심포지엄'에서 그 구체적인 방안이 다양하게 제시됐다.

원종원 뮤지컬 평론가(순천향대 교수)는 딤프가 여전히 고민하고 있는 과제인 '관광객 모으는 축제'의 측면에 대해 일본 오키나와의 '리카리카 페스타'를 예로 들었다. 원 교수는 "오키나와가 여름 휴양지라는 특성을 살려 가족 단위 방문객을 주요 대상으로 하는 축제다. 오키나와의 관광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지역 상권과 원활하게 협조하며 방문객의 편의를 높이고 있다"며 "역시 여름에 열리며 지역 상권이 밀집한 대구 도심에서 열리는 딤프가 참고할 만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뮤지컬 관계자들을 모으는 장을 좀 더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최현묵 대구문화예술회관장은 "뮤지컬 전 분야의 관계자들이 만나 교류하고 정보를 나누며 투자 의사를 타진하는 견본시장, 즉 아트마켓이 공식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트마켓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도 열려 있어야 한다. 박정곤 러시아 고리키문학대학교 한러문화원장은 "코프로덕션(co-production), 즉 협업이 열쇠다. 예를 들면 러시아의 원작자와 한국의 뮤지컬 인력이 함께 뮤지컬을 제작하는 식이다. 창작뮤지컬의 또 다른 제작 형태가 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한 글로벌 아트마켓 형성 및 운영을 향후 딤프가 선도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