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역 발전 가로막는 여성의 과도한 가사노동 부담

입력 2016-07-10 20:34:28

대구 맞벌이 여성의 가사활동 시간이 남성에 비해 4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나 지역 여성들은 경제활동에다 장시간의 가사노동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현재 대구 여성 둘 중 한 명꼴(50.9%)로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육아와 가정관리 등 가사활동 시간은 하루 평균 2시간 31분으로 고작 38분에 그친 남성에 비해 훨씬 많았다. 이는 대구 여성의 일'가정 양립 환경이 그만큼 열악하다는 말이다.

이 같은 지역 여성의 과도한 가사노동 부담은 육아'가정관리가 여성의 몫이라는 지역사회의 잘못된 인식 탓이 크다. 저출산'고령화 시대를 맞아 여성 노동력 활용이 국가적 과제가 되고 있지만 여성에게 경제활동에다 가사활동 부담까지 지우는 현실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여성의 가사활동 부담은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결국 경제 성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이다.

대구여성가족재단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구 여성은 경제활동에서도 제약이 많았다. 남성에 비해 취업이 어렵고, 일자리를 얻더라도 대부분 임시직으로 전체 경제활동 여성의 44.2%가 비정규직이었다. 여성의 평균임금은 143만3천원으로 남성의 58.7% 수준에 그쳤다. 그만큼 고용 자체가 불안정하고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리다. 무엇보다 대구 여성들은 가장 큰 취업 장애 요인으로 육아 부담(47.5%)을 꼽았는데 일하고 싶어도 가사 부담 때문에 선뜻 취업 전선에 나서기도 어려운 환경임을 말해준다.

경북 여성의 처지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경북 여성인구 중 경제활동 여성은 43.4%로 대구보다 훨씬 낮았고, 취업 여성의 62.1%가 비정규직이었다. 특히 30대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34.4%로 가장 낮게 나타난 것은 육아 등 가사활동 부담이 얼마나 큰지를 시사한다.

이제는 가사활동에서 남녀를 차별하는 고정된 가치관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여성에게 더 많은 가사노동 부담을 지우고 또 이를 당연시하는 그릇된 인식은 시대 흐름에도 맞지 않다. 남성도 가사노동에 적극 참여하고 여성의 사회'경제활동을 권장하는 분위기가 정착돼야 일과 가정이 조화를 이루고 지역 경제 성장도 견인할 수 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