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문제만 틀려도 필기 낙방" 대구 공기업 시험 변별력 논란

입력 2016-07-10 19:36:39

가산점 합쳐 만점 이상자 수두룩…필기 다 맞추고 떨어지는 경우도

바늘구멍 공기업 취업, 100점 맞고도 낙방, 변별력 필요

한 문제만 틀려도 필기전형에 불합격하는 등 대구 공기업의 점수 '인플레이션'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어 취업준비생들이 개선을 호소하고 있다.

취업준비생 지모(27'여) 씨는 지난해 대구 한 공기업 사무직 필기전형에 응시해 97.5점(100점 만점)을 받았지만 필기전형을 통과하지 못했다. 고작 한 문제를 틀리고 낙방한 것.

지 씨는 "딱 한 문제 틀렸는데 떨어지니 너무 답답했다. 취업준비생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합격자 수기를 보니 가산점 등을 이용해 100점 이상 받은 응시자만 3, 4명이 넘었다. 변별력이 너무 없었던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해당 공기업에 따르면 올해 5월 있었던 공채에서도 합격자 16명 중 100점 이상 받은 응시자만 4명이었고, 합격 커트라인은 95점이었다.

해당 기관 관계자는 "전문출제기관에 의뢰해 공정하게 출제하고 있다. 사무직은 원래 경쟁률이 높고 뽑는 인원도 적다 보니 2, 3개 틀려도 떨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직장을 원하는 취업준비생들이 몰리다 보니 상당수 공기업들은 이처럼 문제 하나로 당락이 결정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응시자들은 불안감 때문에 가산점에 목을 매고 있다. 수년째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다 최근 합격 소식을 접한 이모(29'여) 씨는 "한두 문제 틀리고도 떨어지는 건 비일비재하다. 100점 맞고도 가산점이 없어서 떨어지는 사람도 봤다. 취준생 사이에선 '필기시험은 운이고 가산점만이 실력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각 공기업들이 필기 합격 커트라인을 공개하지 않아 점수 인플레이션 현상이 점점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취업준비생 박모(26'여) 씨는 "공무원 시험의 경우 매년 합격 커트라인을 공개해 문제 변별력 관리에 신경 쓸 수밖에 없는 것과 대조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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