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보율 열흘…출발부터 삐걱
8일 오후 달서구 한 어린이집. 이곳은 0~2세 영아 57명 중 22명(38.5%)이 종일반, 35명(61.5%)이 맞춤반에 해당되지만 반 구분이 없었다. 맞춤형 보육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곳 원장은 "종일반 전국 평균이 75% 정도인데 우리 어린이집은 40%도 되지 않는다. 당연히 지원금과 보육료 등이 상대적으로 적은데 반을 나눠 운영하면 통학차량 운행 등으로 비용이 더 든다"고 하소연했다.
지난 1일부터 시행된 맞춤형 보육이 시작부터 삐거덕거리고 있다. 대구의 상당수 어린이집이 맞춤반과 종일반을 나누기 곤란해 종일반만 운영하는가 하면 학부모들은 맞춤반에 가는 아이들이 혹시 차별대우를 받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맞춤형 보육은 0~2세 영아가 어린이집을 이용하면 하루 12시간 '종일반'과 하루 6시간 '맞춤반'으로 나누는 제도로 종일반 이용 대상을 맞벌이부모나 다자녀 가구 등으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어린이집은 맞춤형 보육 시행 전과 마찬가지로 종일반만을 운영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까지 한시적으로 통합반 운영을 허용한 상황이다.
특히 아이들 수가 적은 어린이집들은 맞춤반과 종일반을 나누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보육교사 수가 적다 보니 반을 나눠 운영하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한 가정어린이집 원장은 "지금은 나이별로 반을 나눠 운영하고 있는데 맞춤반과 종일반으로 나누게 되면 아이들 나이가 섞여 보육하기가 더 까다롭다. 부모들도 한 반 아이들이 나이 차가 나면 불만을 나타낸다"고 했다.
보육교사들은 맞춤형 보육으로 인한 고용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맞춤반 보육교사는 업무시간이 종일반보다 짧아 임금이 삭감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달서구 어린이집의 한 보육교사는 "어린이집 수익이 줄어들면 보육교사 수를 줄일 수도 있다. 맞춤반을 맡게 되면 일찍 마치는 것인지, 종일반이 하원할 때까지 일하는 것인지에 대한 기준도 없어 혼란스럽다"고 했다.
학부모들도 맞춤반을 이용하게 되면 불이익을 받을까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전업주부 이모(33) 씨는 "맞춤반 아이들이 하원하는 시간에 종일반 아이들이 간식을 먹는 걸 보고 울었다는 얘기까지 있다. 맞춤반으로 편성되면 아이가 차별받을까 걱정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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