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벗도서관을 지탱해주는 사람들

입력 2016-07-08 18:50:57

"지갑 활짝 연 독지가·수많은 십시일반 후원회원들의 성원이 가장 큰 힘이죠"

독서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 새벗도서관 제공
독서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 새벗도서관 제공

사람, 건물, 장서를 도서관의 3요소라고 한다. 이건 어디까지나 공공도서관이나 재원이 넉넉한 도서관의 경우고 민간도서관이라면 여기에 재정이 포함된다. 1980년대 후반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 도서관들이 대부분 사라진 것은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크다.

새벗도서관도 마찬가지 이유로 많은 시련과 어려움을 겪어왔다. 7번씩이나 이사를 다니고 그때마다 장서 수만 권을 나르는 수고를 반복한 것도 바로 재정적 어려움 탓이었다.

도서관을 지탱하게 한 1등 공신들은 개관 초기부터 회원으로 가입해 후원금을 보내주고 있는 사람들이다. 남일동 시절 인연이 된 사람 중 이사를 가서도 20년째 후원금을 보내오고 있는 이들이 있다. 또 도서관에 올 때마다 과자를 한 상자씩 들고 오는 일부 열성회원들도 든든한 응원군들이다.

지갑을 활짝 열어 도움을 주는 사람들도 있다. 몇 년 전 신 관장은 문자 한 통을 받고 눈가를 적신 적이 있다. '5년 동안 5천만원을 내겠다'는 한 의사의 문자였다. 재정난에 '이제 정말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순간에 날아든 낭보여서 신 관장의 감동은 컸다.(그분은 지금 새벗도서관의 이사장인 바른이치과 이호규 원장이다.)

학창 시절 같이 동아리 활동을 하던 친구들이 사회에 나가 자리를 잡으면서 도움의 손길을 펼치기도 한다. 동신교 건너 바로본병원 최재석 원장이다. 시민운동 동지이기도 한 최 원장은 거금의 지참금이 드는 '이사' 자리를 자청하고 나서 매년 큰 봉투 하나씩 쾌척하고 있다. 근래 어려운 사정 속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 그의 마음이 고마울 뿐이다.

익명으로 큰 선물을 안긴 분도 있다. 바로 지금의 상인동 시대를 열어준 분이다. 그 독지가는 신 관장이 '이사 노이로제'에 걸렸다는 말을 듣고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현재의 건물을 마련해 주었다.

"기부금 액수가 상당하니까 연말정산 세금 공제액이 꽤 크겠는데요?" '실용적 질문'에 신 관장이 웃으며 답했다. "단 한 번도 기부금 영수증을 요구한 적이 없어요. 그분들은 아마 그런 제도가 있는 것조차도 모르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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