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들 "책임감 없다"…누워서 침 뱉은 천정명
'치인트' 박해진은 방영 중 물의
탄탄한 팬층 덕분에 보호받아
영화는 시사회 후 '표정' 항변
류승범도 불성실한 매너로 논란
KBS2 TV 월화극 '마스터-국수의 신'에 출연했던 천정명이 드라마 종영 후 완성도에 대한 불만을 토로해 도마 위에 올랐다. 자신의 SNS에 드라마 종영 소감을 올리며 '참 많은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 됐다. 원작의 반만이라도 따라갔으면 좋았을 텐데… 누구를 원망해야 하나'라고 적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주연배우가 공개적으로 자신의 출연작을 헐뜯는 상황이라 천정명 본인도 '신중하지 못하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배우가 출연작을 비판해선 안 된다는 법은 없다. 작품 전반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낼 수도 있고 월권에 해당하지 않는 범위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도 있다.
◆천정명 태도에 '철없다' 지적 이어져
객관적으로 따졌을 때 '국수의 신'이 조재현에 집중하고 천정명을 후방 배치한 건 영리한 선택이었다. 천정명의 경직된 연기 대신 조재현으로 하여금 드라마를 끌고 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줬고, 시청자들도 조재현의 연기를 보는 재미로 내러티브의 부족한 완성도에 대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천정명의 불만이 설득력을 가지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예상대로 천정명의 발언이 알려진 뒤로 관련 기사 댓글창과 SNS 등에 비난이 쏟아졌다. 주연배우의 책임감 없는 발언에 대한 질책, 그리고 오랜 경력에 못 미치는 연기력을 지적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천정명 소속사 측에서는 "본인이 잘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밝힌 것이고 '나를 탓해야지 누구를 원망하겠나'라는 뜻에서 올린 글"이라며 해명했다. 하지만 궁색한 변명이었을 뿐, 천정명이 올린 글의 톤은 누가 봐도 제작진에 대한 공격이었다.
◆박해진-류승범도 출연작에 불만 토로
올해 초 박해진도 tvN '치즈 인 더 트랩'의 종영 직전 여러 매체와 인터뷰하는 자리에서 극 중 자신의 캐릭터 분량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당시 박해진은 "촬영은 굉장히 순조로웠는데 찍어둔 분량을 쓰지 않았다. 그 이유를 누가 좀 물어봐 줬으면 좋겠다"며 "원작 웹툰을 재현한 '치즈 인 더 트랩'에 출연하고자 한 건데 지금은 내가 어디에 나오고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연기하고 있는 유정 캐릭터가 변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내가 현장에서 잘못한 게 있는지 생각해 보기도 했다"고 강하게 자신의 생각을 어필했다.
당시 드라마 '치즈 인 더 트랩'이 원작과 달리 서강준이 연기한 백인호 캐릭터를 부각시켰던 게 문제의 발단이 됐다.
원작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캐릭터 유정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축소되자 박해진이 직접 나서 '캐릭터 비중 사수'를 외치게 된 셈이다. 끝나지도 않은 드라마를 두고 주연배우가 강하게 문제점을 지적해 제작진과의 불화설이 새어나왔고 박해진의 언행에 대해서도 호불호가 갈렸다. 결과적으로 박해진은 탄탄한 팬층에 둘러싸여 보호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업계 내에서는 '자기 얼굴에 먹칠한 결과'라며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많았다.
류승범도 2011년 영화 '수상한 고객들'의 시사회 자리에서 태도 논란에 휩싸였다. 언론 시사회 직후 이어진 간담회에서 '영화를 본 소감' 등을 묻는 질문에 "처음 봐서 아직 멍한 상태다. 개별 인터뷰 때 성심성의껏 답하겠다"며 대답을 회피하는 건 물론이고, 영화의 관람 포인트를 묻는 질문에는 "저도 관람 포인트가 궁금하다. 찾으신 분은 말씀해 줬으면 좋겠다"며 의뭉스러운 태도로 일관했다.
대개 시사회 직후 간담회에 임하는 배우들의 표정을 살펴보면 영화에 대한 만족도를 짐작할 수 있다.
신세경과 유준상 등 블록버스터 '알투비: 리턴 투 베이스'의 언론 시사회에 참석했던 배우들도 영화의 미숙한 만듦새에 적지 않게 당황한 듯했다.
그럼에도 노련한 유준상이 간담회 분위기를 즐겁게 이끌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후배 연기자들도 유준상의 리드에 따르며 최선을 다해 언론 행사에 임했다. 류승범이 보여준 행동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케이스다. 류승범은 당시 간담회에서 보여준 불성실한 태도로 '프로답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배우들은 불만을 삼켜야만 하나
배우가 직접 자신의 출연작을 저격했을 때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되는 건 결국 배우 본인이 된다. 박해진처럼 든든한 팬층을 등에 업은 채 '할 말은 하고 빠져나간' 예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 제작 과정에서 일어난 불화를 알리며 부정적인 여론의 중심에 서게 된다. 잘못된 게 있으면 제작 현장에서 풀어볼 생각을 해야지 굳이 대중과 언론에 알리며 '다 같이 죽자'는 식으로 행동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시간이 지난 뒤 '그 작품 출연할 당시 내 속내는 이랬다'며 심경을 밝힐 순 있겠다.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가 공개된 시점이나 '온 에어' 상태일 때 배우가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는 건 분명 성숙하지 못한 행동이다. 배우가 드러낸 부정적 견해가 작품의 이미지를 바꿔놓거나 흥행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노릇이다.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최소한 자신의 출연작이 레이스를 마칠 때까지는 참고 기다리며 응원하는 게 옳다. 혹은 레이스가 끝난 뒤에도 일단은 "수고했다"며 다독거려주는 너그러운 모습을 보이는 게 좋지 않을까. 공개적으로 작품과 제작 현장의 문제점을 공개하고 불만을 드러내는 순간 배우 본인도 그 문제의 주인공으로 떠오르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는 대중의 동의를 얻기도 힘들다. 결국 누워서 침 뱉기다.
◇'국수의 신' 천정명 캐릭터 어땠기에…
악역 조재현 비중 커지고
이상엽·정유미까지 부각
'원톱' 역할 기대 못 미친 듯
'국수의 신'은 박인권의 만화를 드라마화한 작품이다. 궁궐 같은 국숫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복수극을 그렸다. 끝없는 욕심 때문에 수많은 이들을 희생시킨 인물과 그를 단죄하기 위해 애쓰는 이들이 등장하고, 각양각색 국수를 만들고 먹는 장면들이 이어진다.
조재현이 야심으로 똘똘 뭉친 악역 캐릭터 길도를 연기했고 천정명과 이상엽, 정유미 등이 그에 맞서는 인물들을 연기하며 주연급 라인을 형성했다.
동시간대 드라마 경쟁에서 우월한 성적을 기록한 히트작은 아니지만 종종 시청률 1위 자리에 오르며 무난히 순항했다. 제목처럼 주인공이 국수의 대가로 성장하는 과정이나 복수극 자체가 촘촘하게 묘사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전반적으로 혹평할 정도의 드라마는 아니었다.
다만, 극이 전개될수록 조재현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커지고 천정명의 역할이 흐지부지된 건 사실이다. 이상엽이 캐릭터를 잘 살려내 조재현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의 일부를 자기 몫으로 챙겼고 홍일점 정유미도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부각됐다. 반면, 가장 주된 역할을 할 것처럼 보이던 천정명의 캐릭터는 복수도, 국수도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했다.
천정명이 불만을 가지게 된 것도 이런 과정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본인이 연기하는 캐릭터에 주어질 것으로 기대되던 '롤'이 타 캐릭터에 분산됐으니 주연배우 입장에선 충분히 화가 날 만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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