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에 대한 불안과 공포가 쉽사리 사라지지 않고 있다. 현실화되기까지 최소 2년의 시간이 걸리지만 최초의 유럽연합 탈퇴란 점에서 향후 파장을 쉽사리 점치기 힘들다. 이런 불안감과 함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투자자들도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달러화, 엔화, 금 등이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금 관련 펀드 '반짝반짝' 몸값 고공행진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극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믿을 것은 역시 '금'뿐이라는 생각이 퍼지고 있다. 실제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개장 후 처음으로 1g당 5만원을 넘겼다. 국제 금 시세 역시 강세다. 같은 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값은 온스당 1천324.70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2014년 7월 이후 최고치까지 올랐다.
신한금융투자 대구지점 정연준 부지점장은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주요 중앙은행들의 통화완화 정책, 아시아 금 수요 성장 등으로 금값과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유가가 상승할 경우 금투자는 더욱 매력적일 수 있다. 유가와 금값이 같이 연동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최대희 차장은 "2000년 이후 금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함께 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WTI가 하락할 때는 금 가격이 하락하고 상승할 때는 금 가격이 꾸준히 오름폭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금에 대한 접근성 역시 높아졌다. DGB대구은행은 지난해부터 본점 영업부를 비롯한 대구경북 27개 영업점에서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골드바'를 판매 중이다.
기준가격은 국제금시세와 원'달러 환율에 따라 계산된 1g당 원화표시가격으로 정해지며 판매 종류는 골드바 3종류(1㎏'100g'10g)로 ㈜한국금거래소 쓰리엠이 품질을 보증한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브렉시트'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우리 경제가 본격적인 저성장'저금리 구조로 접어들면서 최근 골드바가 안전자산으로 각광받고 있다. 보관이 용이하고 자산가치 하락 위험이 타 자산에 비해 낮은 것도 최근 골드바 구입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금 관련 종목과 펀드들도 상승세다. 금 관련주인 고려아연 역시 주식시장에서 고공행진 중이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 관련 펀드 수익률은 연초 이후 이달 들어 29.37%를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펀드(-3.95%), 해외주식형펀드(-7.43%) 손실과 크게 대조된다. 전문가들은 금 직접투자나 금 관련 펀드 등 안전자산에 대한 적극적 투자가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달러'엔화 강세 등 환율 베팅
금과 함께 달러도 대표적 안전자산에 속한다. 주요 은행에서 달러 예금에 가입하면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적립했다가 만기 때 원화로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가입 기간 중에 달러 강세가 나타나면 확정금리에 더해 환차익 효과를 볼 수 있는 상품이다. 달러 가격이 오르면 1년짜리 기준으로 0.7% 수준의 금리 외에 환차익을 얻을 수 있고 환차익엔 세금도 붙지 않는다.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5천만원 한도 내에서 보호를 받을 수도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0%대 예'적금 상품이 등장하는 등 환차익은 물론 세금이 면제되는데다 달러화 보유자들은 환전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미 달러화가 인기"라고 했다.
달러 예금처럼 비교적 안정적인 강달러 베팅 상품에는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이 있다. RP는 금융사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확정금리를 더해 되사는 조건으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달러RP는 원화가 아닌 달러화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따라서 이자는 연 1% 내외로 낮지만, 역시 환차익을 챙길 수 있다. 좀 더 공격적으로는 달러 주가연계증권(ELS), 달러펀드, 미국주식 투자를 시도할 수도 있다.
달러 못지않게 엔화도 투자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엔화는 브렉시트 후 강세를 유지하면서 달러당 100엔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동안 유동성이 충분히 확대된 만큼 일본이 더 이상 유동성을 확대할 수 없을 것이란 점도 매력적이다.
◆국내증시, 우량 실적'배당주 주목해야
증시 폭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지만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특히 7월부터는 국내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된다. 따라서 우량주나 배당주의 경우 투자자들의 입맛을 돋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 단기 기술적 반등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실적발표는 종목 고르기에 주요 판단근거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대외 불확실성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실적이 우수한 종목의 경우 수익을 가져다 줄 수도 있다고 했다.
하이투자증권 손준호 부장은 "대외 불확실성의 영향권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는 유틸리티, 음식료 및 담배, 생활용품, 의료 업종 등을 우선 관심대상으로 삼아볼 만하다"고 했다.
또, 배당확대가 기대되는 종목들도 관심 대상이다. 글로벌 정책 공조 차원에서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높아진데다, 기업소득 환류세제와 배당소득 증대세제 등 정부의 배당책으로 인해 2013년 이후 코스피 배당 수익률이 상승세를 이어오는 등 많은 배당이 투자자들의 손에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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