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내달 전당대회, 핵심변수 최경환·유승민

입력 2016-07-03 20:06:08

지도부 출마 여부 따라 친박·비박 역학 구도 달라져

새누리당의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8월 전당대회 결과가 대구경북 출신의 4선 중진인 최경환(경산)'유승민(대구 동을) 의원의 손에 의해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친박계와 비박계의 대결로 치러질 이번 전당대회에서 최 의원과 유 의원이 각각 양 진영을 대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관심이 가는 대목은 두 중진 의원의 출마 여부다.

정치권에선 두 의원이 각 계파의 '간판'이기 때문에 이들의 출마 여부가 전당대회 구도를 송두리째 바꿀 핵심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최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일절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며 유 의원은 당권보다는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친박계로선 최 의원이 아닌 범친박계 인사를 밀었다가 정진석 원내대표처럼 결정적인 순간에 돌아서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박'인 최 의원의 출마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최 의원이 전당대회에 나섰다가 패하면 퇴로가 없다는 점이 부담스럽다.

유 의원은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탈당했다가 복당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당권 도전이 부담스럽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친박계는 최 의원의 출마 여부에 따라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졌거나 나설 후보들의 교통정리가 필요하고, 비박계는 유 의원이 누구를 후방에서 지원하느냐에 따라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며 "두 의원의 결정이 새누리당 전당대회의 모습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내에선 최 의원이 유 의원보다 좀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 의원의 경우 지난 4'13 총선 공천과정을 통해 수혈한 친박계 중심의 지지기반이 튼튼한데다 지역을 아우르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층까지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은 점이 걸림돌이다. 최 의원이 경제부총리를 지내면서 추진한 경기부양정책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 탓이다. 친박계의 한 재선의원은 "조직력에선 우위가 확실하다"면서도 "집권 후반기 현직 대통령에 대한 피로감과 경기침체에 대한 심판론이 넘어야 할 산"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유 의원은 자신이 직접 전당대회에 나서지 않더라도 보수개혁에 공감하거나 지난 총선 공천과정에 반발한 당원들과 여론조사 표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정치권에선 두 중진의원이 직접 출마를 하든, 배후에서 다른 후보를 지지하든 이번 전당대회에서 진검승부를 펼쳐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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