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하나 두고…학산초 192명, 한샘초는 1000명 넘어

입력 2016-07-03 20:18:30

소규모 학교 통합…학교 재배치 정책의 필요성

대구 도심에 있는 학교의 규모가 날로 줄어들고 있다. 1980년대 4천700여 명의 학생이 다니던 산격초교가 현재 20학급 400명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학생이 없어 교실 17칸을 사용하지 않고 비워두고 있어 교육재정 낭비의 한 요소로 작용한다. 점선은 산격초교 빈 교실 부분.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 도심에 있는 학교의 규모가 날로 줄어들고 있다. 1980년대 4천700여 명의 학생이 다니던 산격초교가 현재 20학급 400명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학생이 없어 교실 17칸을 사용하지 않고 비워두고 있어 교육재정 낭비의 한 요소로 작용한다. 점선은 산격초교 빈 교실 부분.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 달서구 월성동은 대구의 대표적인 아파트 밀집 지역이다. 1990년 이곳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자 1991년 감천초, 학산초가 문을 열었고 이듬해 월성초, 송일초가 개교했다. 그러다 10여 년 뒤, 바로 인근 월배지구에 신규 대단위 주거지역 개발로 인구 유입이 늘어나 학교 신설이 이어졌다. 2006년 월서초 개교를 필두로 2008년 신월초, 2011년 월암초, 2013년 한샘초, 2015년 한솔초가 잇따랐다. 현재 월성네거리 월곡로를 중심으로 좌우로 나뉜 이들 두 지역의 학교들은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날로 증가하는 도심 소규모 학교

2005년 기준으로 35개 학급 1천224명이 다니던 감천초는 현재 학생 수가 541명으로 절반 이상 줄었고, 20학급 676명이던 인근의 학산초도 올해 12학급 192명으로 줄어 3분의 1토막이 났다. 반면 '신월성' 지역은 작년 개교한 한솔초를 제외하고 4개교 모두 1천 명 이상 재학하는 대형 학교로 자리 잡았다.

신도시 지역으로의 학생 유입은 구 도심의 학생 수 유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학생이 빠져나간 구 도심지역은 필연적으로 소규모 학교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한때 대구 최대 규모의 학급 수를 자랑하던 달성초교. 1982년 당시 무려 96개 학급 5천700여 명의 학생이 다니던 '매머드급 학교'였다. 교실이 모자라 학생들의 등교 시간을 달리하는 2부제, 3부제 수업이 이루어지던 곳이었다. 이런 학교가 이제 학생 수 397명의 '미니 학교'로 쪼그라들었다. 이러한 사례는 무수히 많다. 1980년대 학생 수 4천500명 이상의 대형 학교는 서부초, 성남초, 신암초, 성명초, 명덕초, 효목초, 인지초, 서도초, 아양초 등 10여 개. 이들 학교 모두 이제 학생 수 10분의 1 남짓으로 줄었다.

학생 수 감소가 앞으로도 지속되는 추세인 만큼 도심의 소규모 학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인구가 신규 개발 지역으로 이동하는 도시공간이 변모함에 따라 구 도심지역의 소규모 학교 통합과 더불어 신규 택지개발 지역의 신설을 대체하는 학교 이전 재배치 정책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것이다.

◆학교 통합 왜 필요하고, 어떻게 활용되나

학교가 소규모화됨에 따라 학생들의 교육력 약화, 폭넓은 사회성 함양을 통한 인간관계 형성 기회 제약 등 여러 문제점이 드러난다. 동아리활동, 모둠학습, 창의적 체험활동, 자유학기제 운영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에 한계점을 가진다.

소규모 학교 통합은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학생과 학부모 등 교육 수요자가 만족할 수 있는 질 높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여 통합학교의 전반적인 교육력을 제고하고 경쟁력 높은 학교로 발전시키는 데 본질적 취지가 있다.

교육부가 제시하는 학교 통폐합 권고 기준은 도시지역의 경우 초교는 240명 이하, 중학교는 300명이라고 가이드 라인을 정하고 있으나 대구시교육청은 학생 통학 여건, 학생'학부모의 학교 선호도, 주변지역 개발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신중하게 선정한다는 입장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향후 학생 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의 학교와 적정 통학거리를 벗어나는 학교는 제외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과잉 공급 상태의 학교시설을 통합함으로써 통합학교는 경쟁력 있는 명문교로 발전시키고, 남는 학교의 후적지는 교육 관련 시설을 유치하여 교육 수요자들에게 질 높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주민들 또한 교육 관련 시설을 이용함으로써 복리'문화생활 증진에 기여한다는 부수효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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