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테러 방아쇠 '동쪽'으로 밀려온다

입력 2016-07-03 19:44:38

20명의 사망자를 낸 방글라데시 다카의 식당 인질 테러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전략변화를 시사한다고 미국 언론들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IS가 거점인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점령지 상당 부분을 잃고 세력이 약화되자, 남아시아로 눈을 돌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서방 정보 당국자들은 다카의 유혈극이 이라크'시리아에서의 IS 거점 약화와 때를 같이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당국자들은 이를 토대로 IS가 이제는 세계 도처에서 테러 행위를 모의하고 지시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렸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최근 대대적인 검거작전을 통해 1만여 명을 체포하고 이 중 194명에 대해 국내 반군과의 연계 혐의를 잡았다.

NYT는 IS가 지난 9개월간 남아시아 국가에서 19차례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며 거의 모든 테러가 이교도나 외국인을 공격 대상으로 선별해 이뤄졌다고 전했다.

무슬림 국가와 비(非)무슬림 국가에서 IS 테러 전략의 차이점은 이번 방글라데시 테러로 확연히 드러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IS가 프랑스, 벨기에 등 서방 국가에서 벌인 테러에선 시민을 상대로 한 무차별적인 공격이 펼쳐졌지만 무슬림 국가인 방글라데시에선 외국인이 테러 대상이었다.

테러감시단체 시테(SITE)의 리타 카츠 대표는 "IS는 프랑스와 벨기에, 미국 또는 다른 서방 국가에선 시민들을 무작위로 죽이라고 독려하지만 (무슬림 국가인) 터키와 같은 곳에선 무슬림들을 죽이지 않는 것을 확실히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IS의 선동에 영감을 받은 추종자들이나 자생 테러리스트가 민간인들에게 저지르는 테러는 유럽과 미국에서 최근 들어 계속 위협으로 지적돼 왔다.

인도 대테러 전담기구인 국가수사국(NIA)과 경찰이 지난 6월 29일 텔랑가나주 주도 하이데라바드의 구시가지에서 체포한 테러 용의자 11명을 주목했다.

NIA는 이들이 IS로부터 지령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으며 폭발물로 힌두교 관련 시설을 공격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 1월 14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시내에서 IS 추종 괴한들이 스타벅스를 공격하고 자살 폭탄을 떠뜨렸고, 필리핀에서도 IS에 충성을 맹세한 아부 사야프 등 이슬람 무장반군의 테러도 확산하고 있다.

IS는 지난달 21일 이슬람 반군 활동이 활발한 필리핀 남부를 '칼리프령'으로 선언하고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필리핀 출신 조직원들을 등장시켜 필리핀에서 무장반군 활동에 동참하라고 촉구하는 동영상을 배포했다는 말레이시아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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