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어린이 사진전 60돌 회고전] <47회> 금상 남경숙 '세상으로의 초대'(200

입력 2016-06-28 22:30:05

세상으로의 초대…탄생, 가장 큰 외경

매일전국어린이사진전 제47회 금상 남경숙 작
매일전국어린이사진전 제47회 금상 남경숙 작 '세상으로의 초대'(2003년)

무릇 모든 생명은 나눔에서 생겨난다. 동물들은 서로 사랑을 나눔으로써 생식 행위의 단초를 마련한다. 그를 통해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이 되면 그 수정란은 다시 분열을 시작한다. 분열 또한 나눔이다. 배아줄기세포의 나눔을 통해 생명은 형태를 갖출 수가 있다. 그러면 식물은 어떨까? 식물도 마찬가지다. 지표를 뚫고 솟아오르는 새싹은 두 개의 떡잎으로 나누어진다. 나눔이 곧 생명이다.

얼마 전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저출산에 관한 실태조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 가임여성들에게 자녀의 필요성에 관한 질문을 던졌더니, 필요하다는 답이 절반을 넘지 못했다. 이게 무슨 나라가 망할 징조인가 싶어 인터넷을 검색했더니 한 언론의 여론조사에서도 기혼자, 미혼자 할 것 없이 3분의 2 이상이 자녀 출산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란 응답을 했다. 그럼 자녀를 셋이나 둔 나는 뭘까?

결혼한 부부가 출산을 기피하는 것은 수없이 많은 사회경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유식한 박사님들이나 하는 얘기다. 나처럼 가방 끈이 짧은 사람이 보기에 이유는 딱 두 가지뿐이다. 첫째는 경제적 원인 즉 돈이 없어 아기를 가지지 않는 것이고, 둘째는 직장 때문에 아기를 돌볼 시간이 없는 탓이다.

그런데 요즘은 그마저도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가난한 사람들이 아이를 적게 낳고, 부자들이 아이를 많이 낳는 것은 아니다. 과거 가난이 숙명이던 시절의 인구는 오히려 급증했다. 먹고살 만해지고 나서 오히려 인구증가율이 줄지 않았나? 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여성들의 경제활동 비율이 OECD 국가 중 하위권에 속하는 것을 보면, 저출산이 반드시 직장 때문만도 아닌 것 같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면 뭐란 말인가?

나는 우리나라의 인구가 줄어드는 이유가 언제부터인가 우리 겨레의 삶에 나눔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확신한다. 가난한 이웃과의 나눔이야말로 생명에 대한 가장 큰 외경이며 사랑이다. 그래서 나눔이 없는 곳에는 세상으로부터의 초대도 없다.

◇ 2003년 小史

▷대구지하철 참사 304명 사상=2월 18일 오전 9시 53분,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 구내에서 50대 남자가 휘발유를 담은 페트병 2개에 불을 붙인 뒤 바닥에 던져 총 12량의 지하철 객차가 뼈대만 남긴 채 모두 불탔다. 192명(신원 미확인 6명)이 사망하고 148명이 부상했다.

▷대북송금 특검, 정몽헌 회장 자살=대북송금과 비자금 150억원 조성 의혹과 관련해 검찰조사를 받던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이 8월 4일 서울의 현대사옥에서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

▷신용불량자 급증, 청년실업 심화=경기침체로 일자리가 줄고, 가계소득이 감소하면서 카드 빚 등을 갚지 못하는 신용불량자가 2003년 11월 말 현재 360만 명에 육박했다. 청년 실업률 역시 예년보다 1∼2%포인트 높은 8.0%로 치솟았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