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무기력' 중병…진단도 못 할 판

입력 2016-06-26 19:39:02

①선수 잇따라 부상·②프런트 능력 약화·③승리 메리트 없어·④애물로 취급

프로야구 사상 첫 정규시즌 5연패의 위업을 이룬
프로야구 사상 첫 정규시즌 5연패의 위업을 이룬 '최강' 삼성 라이온즈가 2016시즌 개막 후 성적이 바닥권을 맴돌면서 홈팬 관람객 수가 급감하고 있다. 26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kt 위즈와 홈 경기가 열렸지만 홈팬들이 야구장을 찾지 않아 관중석이 썰렁한 모습이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프로야구 명가의 자존심에 깊은 상처가 났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정규시즌 5연패를 달성한 '최강' 삼성 라이온즈가 2016시즌 개막 후 하위권에서 헤매면서 팬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개막 초부터 꼴찌에 머문 한화 이글스, 신생팀 kt 위즈와 '탈꼴찌' 다툼을 하는 지경이다.

이를 두고 선수들의 줄부상뿐 아니라 동기 부여 부족, 프런트의 전문성 약화, 구단 수뇌부의 경영 의지 결여 탓이라는 등 다양한 비판이 일고 있다.

삼성이 부진한 표면적 이유는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이다. 외국인 투수 2명, 장원삼, 차우찬, 박한이, 조동찬, 구자욱 등이 부상이라는 덫에 걸렸다. 하지만 다른 원인 탓이 더 크다는 지적도 많다. 선수단에 동기 부여가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그중 하나다. 연봉 외에 부수입으로 챙기던 메리트가 사라져 의욕이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KBO 리그에는 메리트 형식의 보너스(승리수당)가 관행적으로 지급돼 왔는데 KBO 이사회의 의결로 올해부터 메리트 지급이 금지됐다. 한 방송 해설위원 A씨는 "다른 구단도 메리트가 없어진 건 마찬가지지만 삼성의 경우 메리트 규모가 다른 구단들에 비해 더 컸기 때문에 삼성 선수들의 상실감도 다른 구단 선수들보다 더 클 것"이라고 했다.

프런트의 전문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비판도 있다.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 선수 관리 등과 같은 분야는 선수 출신이거나 그 같은 업무를 오래 경험해본 이들이 맡아야 하는데 요즘 삼성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야구계 인사 B씨는 "돈이 넉넉하지 않아도 야구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 깊다면 전력을 더 강화할 수 있다. 주축 선수들이 빠진 넥센 히어로즈가 상위권인 점만 봐도 알 수 있는 일"이라며 "삼성에 머물다 떠나간 오치아이 에이지, 카도쿠라 켄 등 외국인 투수코치들처럼 외부의 인재들을 활용하는 작업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삼성의 부진 이유를 다른 데서 찾는 이들도 있다. 근본적으로 삼성그룹 수뇌부의 경영 의지가 부족해 성적이 좋을 리 없다는 것이다. 삼성그룹은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 구단 경영권을 제일기획 산하 스포츠단으로 이관했다.

한 구단 관계자 C씨는 "요즘 삼성은 야구단을 애물단지 취급하는 느낌이다. 그룹의 자존심으로 여긴 '1등 주의'는 옛일이 될 것 같다"며 "이런 상황에서 좋은 성적이 나오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 아니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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