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재투표 요구 100만명 넘어…실현 가능성은 낮아

입력 2016-06-25 23:23:07

영국이 23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를 결정했지만 여전히 영국 내에선 'EU 잔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으면서 재투표를 요구하는 서명에 동참한 인원이 100만명을 넘어섰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번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영국 하원의회의 전자청원 웹사이트엔 브렉시트 '재투표'를 요구하는 청원서가 게재돼 25일 오전 현재 111만7천759명에 달하는 국민이 재투표 서명에 동참했다. 전자청원 사이트엔 한때 너무 많은 접속자가 몰리면서 서버가 다운됐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하원 대변인은 "단일 사안에 이렇게 많은 서명이 몰린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청원서는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EU잔류'에 투표한 유권자가 60%를 넘긴 런던 시민들의 참여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하원은 접수된 청원에 대한 서명자 수가 10만명을 넘어설 경우 이를 의회에서 논의할지 여부를 검토하도록 하고 있어, 관련 회의가 오는 28일 열릴 예정이다.

하지만 탈퇴파의 반발로 현실적으로 재투표가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캐머런 총리는 "재투표는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이미 10월 물러나겠다고 천명한 캐머런 총리가 국민투표 결과를 무시하겠다고 말하면 브렉시트 탈퇴 의사를 밝힌 과반수 국민으로부터 엄청난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

더구나 투표율이 높은 것도 국민투표 결과를 무시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번 국민투표는 72.2%의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51.9%(1천741만명)가 'EU 탈퇴'를, 48.1%(1천614만명)가 'EU 잔류'를 각각 선택했다.

AP는 "재투표는 지금으로써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며 "그러나 전문가들은 브렉시트 지지자들이 '구매자의 후회'(물건을 사고 나서 잘못 산 것 같다고 후회하는 것)를 느끼기 시작한다면 재투표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워싱턴포스트와 AP 통신 등은 투표 결과 발표가 나온 이후 구글 검색창에 유럽연합 탈퇴의 의미나 영향을 뒤늦게 묻거나, 심지어 유럽연합 자체에 대해 질문하는 내용이 가장 많은 질문 1위부터 5위까지를 차지했다며 유권자 상당수가 유럽연합 탈퇴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투표에 참여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지 언론들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를 중심으로' 우리가 무슨 일을 한 건지 모르겠다'는 등 탈퇴 결정을 자성하는 영국인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으며, 탈퇴에 찬성표를 던진 이들도 적지 않은 수가 파운드화 급락 등 현실적인 문제를 겪고 결정을 후회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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