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많은 사람은 진짜 쟁점이 무엇인지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어디에 투표해야 할지도 확신하지 못한다." 영국 런던에 사는 쳇 파텔(44) 씨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에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 캠페인을 두고 "혼란스러운 정보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 거짓말뿐이었다"고 말했다.
투표 당일인 23일 유권자들과 전문가들은 이번 캠페인이 분노와 혼란, 분열만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찬반 양측이 거짓말로 상대를 비난하고 유언비어를 퍼뜨렸으며, 상대를 '공포 프로젝트'와 '혐오 프로젝트'로 각각 낙인찍었고 양쪽 모두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브렉시트 투표의 결과로 EU를 둘러싼 회원국 내의 갈등과 논쟁이 바로 일단락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AP통신에 따르면 영국이 국민투표를 통해 탈퇴를 결정하더라도 거센 후폭풍에 직면하고 이탈 절차가 오래 지속되면 재투표가 열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영국이 EU를 한 번 탈퇴하면 영원히 아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영국이 충동구매를 후회하듯 다시 국민투표를 원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런던정경대학의 싱크탱크인 아이디어스(IDEAS)의 팀 올리버 연구원은 "EU는 이글스 노래 '호텔 캘리포니아'처럼 체크아웃은 할 수 있지만 정말 떠날 수는 없는 곳"이라고 분석했다.
회원국이 탈퇴를 통보하면 이론상으로 2년 내 탈퇴가 마무리되지만 복잡한 국제협상이 몇 년씩 걸리면서 협상이 지연되면 이해 당사자들이 마감 시간을 2020년 영국 총선 이후로 연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협상진행 도중, 특히 탈퇴 조건이 불리해져 유권자들의 마음이 바뀌는 경우다.
더블린 대학교 유럽 헌법학 전문가인 개빈 배럿은 '그래도 브렉시트를 원하는지'를 묻는 마지막 국민투표가 열릴 수 있다면서 "법적으로 가능하고, 이는 탈퇴를 번복할 근거를 줄 것"이라며 "재투표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아일랜드는 2008년 EU 개혁안을 두고 반대 투표해 정치인들이 상당한 양보를 얻어낸 다음 그 이듬해 재투표해 찬성 결과를 내놓았다.
아일랜드는 앞서 EU 확대를 뼈대로 한 '니스조약' 비준안을 국민투표에서 부결했다가 2002년 재투표해 가결한 바 있다.
덴마크도 1993년 국민투표를 다시 시행해 과거 부결안을 가결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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