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승마체험 유치" 물고 뜯는 포항 승마업계

입력 2016-06-19 19:02:26

자부담 증가에도 신청학생 820명…수요 많아지자 참여 승마장 늘어

농촌 말(馬) 산업을 키우기 위해 도입된 학생승마체험이 위기를 맞고 있다. 승마장의 '돈벌이' 사업으로 이용되면서 승마장 간 영업 경쟁이 과열돼 학생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승마체험은 2011년 말 산업 육성법이 제정되면서 농'어촌 지역을 중심으로 추진됐다.

정부는 사업의 빠른 정착을 위해 예산을 책정, 예산 범위에서 지원한 승마체험 학생에 한해 '전액 무료' 방침을 펴다 수요가 늘자 2014년부터 '자부담'을 만들었다. 자부담은 매년 10%씩 올라 올해는 30%가 됐지만, 승마체험 신청 학생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820명이 유지되는 등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보통 10회(10시간) 말을 타려면 30만원의 돈을 내야 하는데, 국비(30%)'도비(12%)'시비(28%) 지원 규정이 있어 9만원만 내면 된다.

수요가 많아지자 사업신청 승마장이 늘기 시작해 현재 포항권 경우 승마장 8곳 중 6곳이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예산이 2억여원으로 한정돼 있다 보니 승마업계가 들썩였다. 승마를 즐기는 동호회 개념으로 활동하며 순수 말타기를 즐기던 사람들이 학생 배정을 한 명이라도 더 받으려고 다투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포항의 A, B승마장은 올해 처음 사업신청을 통해 학생 108명을 배정받았지만 이 과정에서 '싸움'이 났다. B승마장은 "A승마장이 불법 증축돼 있다"며 포항시에 민원을 넣었고, 시는 현장에 나가 2층 무허가 증축 부분을 철거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에 A승마장은 "학생체험승마가 시작된 지난 15일에서 불과 7일을 남기고 영업허가를 받은 B승마장에 학생들이 배정된 배경에 의혹이 있다"며 민원을 제기하는 등 공방이 치열하다.

포항시내 한 승마장 한 관계자는 "좋은 취지로 시작된 사업이 승마라는 운동과 승마장의 이미지를 흐려놓고 있다"며 "이런 혼란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학생들이다. 포항시가 승마장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 불필요한 갈등을 막아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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