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공포…불안한 코스피

입력 2016-06-19 18:45:38

6거래일 내림세 후 소폭 상승…탈퇴 땐 외국인 투자자 이탈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23일)를 앞두고 주식시장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경우 국내 증시가 단기 패닉에 빠질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극대화되면서 영국계 자금을 포함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대거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브렉시트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도 점점 확대되고 있다. 브렉시트는 파운드화와 유로화의 동반 약세와 달러화 강세를 자극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 및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키우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브렉시트를 앞두고 시행된 여론조사 결과 찬반이 팽팽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브렉시트 공포심은 이미 시장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상태다. 코스피는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6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보이며 2020선에서 1950선 초반까지 미끄러졌다. 이 기간에 코스피 시가총액은 47조원가량 증발했다. 코스피는 지난 17일 발생한 영국 하원의원 피살 사건에 따른 브렉시트 우려 완화로 소폭 상승했지만 불확실성이 완전히 소멸할 때까지는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지난 17일 17.73을 기록하며 지난 2월 17일(18.55) 이후 넉 달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한금융투자 정연준 차장은 "외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액 중 영국계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8.4%(약 36조원)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브렉시트 발생 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미국계와 영국계 투자자가 한국증시에서 주식을 순매도 할 수 있다. 특히 영국계 자금 유출은 상당한 규모로 오랫동안 진행 될 수 있어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브렉시트와 관련한 시장의 과민 반응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여론 조사 결과가 엇갈리고는 있지만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작고, 영국이 EU에 잔류하면 위험 지표들이 빠르게 안정화돼 안도 랠리가 나타날 것이란 이유에서다. 삼성증권 최대희 차장은 "영국의 EU 탈퇴 시 발생할 경제성장률 하락 등을 고려하면 쉽게 탈퇴를 결정하진 못할 것이다. EU 잔류로 결론나면 그동안 증폭됐던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단기 위험 선호 심리가 강화될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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