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해상 신경전이 격화하고 있다.
일본은 미국,인도와 손을 잡고 인근 수역에서 공개적으로 연합훈련을 벌이는 등 압박 전선을 구축하고 나섰다.
중국은 이에 반발해 그간 미국·일본이 내세워 온 '항행의 자유'를 명목으로 일본 영해를 통과하거나 일본과 손잡은 국가의 선박을 사실상 추적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 일주일 사이에 '군함 갈등' 반복
중국 군함은 최근 약 일주일 사이에 일본 영해에 진입하거나 일본이 영해로 규정한 구역에 근접하는 등 일본의 신경을 반복해 곤두세웠다.
중국의 해군 정보수집함 1척이 15일 오전 3시 30분께 일본 가고시마(鹿兒島)현 구치노에라부지마(口永良部島) 서쪽으로 진입했고 약 1시간 반 동안 남서쪽으로 항행하며 일본 영해를 관통했다.
센카쿠 열도는 영유권을 두고 중국과 일본이 다투고 있지만 15일 항행한 수역은 일본 영해라서 일본 측에서 강한 반향을 낳았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중국이 "상황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경계 감시에 만전을 기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국 국방부는 자국 선박의 움직임이 "항행의 자유 원칙에 부합한다"고 맞섰다.
국제해양법조약은 타국의 영해라도 연안국의 질서 등을 해치지 않는 이른바 '무해통항'(無害通航,innocent passage)이라면 자유롭게 항행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중국이 남중국해를 매립해 만든 군사 거점 인근에서 이지스함을 보내 통과시키는 등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은 '항행의 자유'를 활용했는데 중국이 같은 명목으로 일본을 견제한 셈이다.
중국이 선택한 '되치기' 전략에 일본 정부는 당장 뾰족한 대응 방안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중국 군함의 영해 통과에 맞서 자위대의 해상경비 행동을 발령하지않았으며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은 "무해통항에 해당하는지 아닌지 국제법상의 평가는 정부 안에서 검토 중"이라고 반응했다.
일본 정부는 외교 경로를 통해 중국의 해상 활동에 관한 '우려'를 전달했으나 '항의'하지는 않았다.
산케이(産經)신문은 중국 군함이 비슷한 방식으로 일본 영해를 거리낌 없이 통과하는 등 이런 움직임을 상시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앞서 이달 9일에는 중국 해군 소속 프리깃함 1척이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 구바지마(久場島·중국명 황웨이위) 북동쪽으로 접근했다. 이 군함은 일본이 '접속수역'(연안서 22∼44㎞ 구간)으로 규정한 해역 내에서 2시간 20분가량 항해했다.
◇ 미·일·인도 연합훈련 견제구…미 항모 현장 언론공개 '맞불'
중국 군함이 잇달아 치고 빠지는 식의 항행을 감행한 것은 10∼17일 일정으로 일본 해상자위대가 동참한 가운데 실시되는 미국·인도 양국 해군의 정례 훈련인 '말라바르(Malabar)'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훈련은 일본 규슈(九州) 남부에서 오키나와(沖繩) 동쪽 해상에 걸친 해역에서 실시되며 이는 중국 해군이 태평양으로 나갈 때 거치는 길목에 해당한다.
15일 중국 정보수집함이 일본 영해를 관통할 때 근처에 말라바르에 참가 중인 인도 해군 함정 2척이 항해 중이었고 나가타니 방위상은 "인도 해군함을 추적하는 형태로 중군 군함이 영해를 통과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일본 일각에서는 중국 정보수집함의 영해 진입이 정보 수집 등 군사적 목적을 지닌 것이며 이는 무해통항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말라바르 훈련에 참가 중인 미국 원자력 항공모함 존 C.스테니스호가 일본 주요 언론 등에 15일 오후 공개됐다.
미군 FA-18 전투기와 E-2C 조기경보기 등이 스테니스 호에서 이착륙하는 장면 등이 공개됐으며 해상자위대 호위함과 인도 해군 함정이 인근에서 작전을 펼치는 모습도 소개됐다.
훈련 공개는 3국 공조를 부각하기 위해 기획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이날 오후 2시를 조금 넘겨 해경국 소속 선박 3척을 일본이 자국 영해로규정하고 있는 센카쿠 열도 인근 수역에 진입시켰다.
해경국 선박의 이런 움직임은 자주 있는 일이지만 15일 중국 해군 선박이 보인 일련의 항행을 고려하면 말라바르 훈련에 맞서 게릴라성 시위에 동참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