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계계곡 맑은 물 '풍덩' 동심 만끽…몸이 날아갈 듯

입력 2016-06-16 16:30:06

올 여름 휴가 의성으로 오세요

의성군 춘산면 빙계리 빙계계곡은 빙혈과 풍혈, 맑은 물이 함께 어우러져 여름철 최고의 피서지로 손꼽힌다.
의성군 춘산면 빙계리 빙계계곡은 빙혈과 풍혈, 맑은 물이 함께 어우러져 여름철 최고의 피서지로 손꼽힌다.
금성산 기슭에 자리 잡은 영천 이씨 집성촌인 금성면 산운마을. 조선시대 사대부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왼쪽 뒤에 금성산이 보인다.
금성산 기슭에 자리 잡은 영천 이씨 집성촌인 금성면 산운마을. 조선시대 사대부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왼쪽 뒤에 금성산이 보인다.
의성군 금성면 초전리 조문국박물관에는 금성산 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들이 전시돼 기원전 7세기 의성군 금성면 일대에서 번성한 조문국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의성군 금성면 초전리 조문국박물관에는 금성산 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들이 전시돼 기원전 7세기 의성군 금성면 일대에서 번성한 조문국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올여름 휴가는 의성으로 오세요."

5월부터 30℃를 웃도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올해는 무더위가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듯하다.

올여름 휴가지는 어디가 좋을까. 경북의 중심에 있으면서, 여느 문화 관광지처럼 요란하지도 않고 소박한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의성이 어떨까. 의성에는 얼음골인 '빙계계곡'과 삼한시대 조문국의 '경덕왕릉'을 비롯해 조선시대 사대부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후손들이 살고 있는 금성면 '산운마을'과 점곡면 '사촌마을'이 있다.

또 영남의 명산 반열에 올라 있는 '금성산'과 금성산 기슭에 있는 '공룡 발자국 화석' '탑리오층석탑' 외에도 의성 북동쪽의 천년 고찰 '고운사', 의성 서쪽의 '낙단보' 등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쉬며 즐길 만한 문화 유적과 관광지가 적지 않다.

◆의성의 얼음골 '빙계계곡'

의성군 춘산면 빙계리 빙계계곡은 여름철 대표적인 관광지로 손꼽힌다. 이 계곡의 풍광을 말하면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이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빙계계곡의 가장 큰 특징은 한여름에도 얼음이 어는 '빙혈'과 찬바람이 나오는 '풍혈'이다.

삼복더위에 얼음이 맺히는 자연의 신비감 때문에 2011년 '의성 빙계리 얼음골'이란 이름으로 국가지정문화재(천연기념물 제527호)로 지정'고시되기도 했다. 계곡물 또한 수심이 얕고 맑은 데다 어린이들도 안심하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어 가족 단위 피서지로 이만한 곳을 찾기는 쉽지 않다.

빙계계곡에는 경북 8승 중 하나로 꼽히는 8경이 있다. 제1경이 빙혈, 제2경 풍혈, 제3경 인암, 제4경 의각, 제5경 수대, 제6경 석탑, 제7경 불정, 제8경이 용추다. 이 계곡 초입에는 빙계서원이 있다. 빙계서원은 조선 명종 11년(1566년) 모재 김안국을 봉향하기 위해 회당 신원록이 창건했다. 빙계서원을 지나 계곡을 조금 올라가면 마을이 나온다. 마을 뒷산이 빙혈과 풍혈이 있는 빙산이다. 낮은 돌담길을 지나 산기슭을 조금 올라가면 빙혈이 나온다. 빙혈에서 뿜어져 나오는 한기가 워낙 강해 10m 앞에서도 서늘한 기운이 느껴질 정도다. 풍혈은 빙혈 위에 있다. 빙혈 옆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서늘한 바람이 나오는 신비의 풍혈이 자리 잡고 있다. 빙혈 가는 길목에는 보물 제327호 의성빙산사지오층석탑이 있다. 통일신라시대 빙산사라는 절을 세우면서 만든 석탑이다. 조선 태종 6년(1406년)에 절이 폐사된 후 많이 훼손된 것을 1973년 복원했다. 복원 당시 탑에서 발견된 금동사리장치는 지금 국립중앙박물관에 보존돼 있다.

◆조문국박물관과 금성산 고분군

기원전 7세기경 금성면 일대에 자리 잡은 조문국은 185년 신라의 두 장수에 의해 병합됐다고 삼국사기에 전해지고 있다.

과거 조문국의 번성했던 문화유산들은 금성면에 있는 조문국박물관을 통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군립 박물관인 조문국박물관은 고대 국가 조문국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지역의 정체성 확립과 전통과 첨단을 접목하는 창조 문화의 기반 시설 구축을 위해 2013년 4월 25일 개관했다.

조문국박물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에 상설 전시장과 기획 전시실, 어린이 체험실, 야외 전시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1층의 어린이 체험실은 어린이들의 관심과 눈높이에 맞춰 유물 찾기와 정리'복원을 체험해 볼 수 있는 특색 있는 실내 고고 발굴 공간이다. 2층의 상설 전시장에는 역사의 빛, 의성인의 유래, 환경 변화에 따른 의성인의 생활사, 조문국의 성립과 멸망, 의성 사람들의 찬란한 문화유산 존이다.

3층의 기획 전시실은 특정 주제를 설정해 진행되는 특별전 전시 공간이며, 야외 전시장에는 미로 정원, 도자기 정원, 고인돌 정원, 공룡 놀이터 등으로 조성돼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의 문화 학습장으로 인기다.

금성산 고분군에서는 신라왕실과 귀족들만의 전유물이었던 왕관, 금귀걸이, 금목걸이 등이 출토되었고 출토된 유물들의 뛰어난 세공 기술은 신라의 수도인 경주와 비견해 손색이 없다. 또 신라의 양식에서 벗어난 금동관은 사학계를 놀라게 한 소중한 자료다.

이뿐만 아니라 경주 천마총에서 출토된 금귀걸이와 유사한 금귀걸이가 금성산 고분군에서 발견되면서, 조문국이 조그마한 읍성국가로 존립하지 않고 신라 지배층과 긴밀한 관계였거나 독자적인 정치 세력으로 존재했음을 추정케 하고 있어 의성에 오면 꼭 한 번쯤은 들러볼 만하다.

◆구름도 쉬어가는 고색창연한 '산운마을'

옛 조문국의 도읍지인 의성군 금성면 소재지에서 춘산'가음 쪽으로 약 2㎞를 가면 금성산 자락에 있는 산운전통마을이 한눈에 펼쳐진다. 이곳은 420년을 이어온 영천 이씨 집성촌이며 대감촌으로도 불린다. 지금도 이곳에 사는 80여 가구 중 절반 이상이 영천 이씨다. 신라시대 때 '금성산 수정 계곡 아래 구름이 감도는 것이 보여 마을 이름을 산운(山雲)이라 불렀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금성산을 등에 업고 앞으로는 강이 흐르는 전통적인 반촌이다. 마을 입구와 점우당 등 곳곳에는 과거에 급제하거나 벼슬이 올라가면 집 주위에 한 그루씩 심었다는 회나무가 방문객들을 반긴다.

동네로 들어서면 고색창연한 사대부가의 가옥들이 즐비하다. 조선 명종 때 영천 이씨의 입향시조인 학동 이광준을 위해 지은 학록정사(지방유형문화재 242호)와 지방중요민속자료인 소우당, 운곡당(전통건조물 11호), 점우당(전통건조물 12호) 등 전통 고가옥들을 품고 있다. 19세기에 건축돼 조선조 사대부가의 풍류를 엿볼 수 있는 소우당은 안채보다 별당이 있는 후원이 더 운치가 있다. 한반도 모양의 연못도 있다.

산운전통마을 바로 옆에는 생태공원이 자리해 자녀들의 자연 학습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의성군이 폐교를 생태관과 자연학습원을 겸비한 생태공원으로 조성했다. 이곳에는 전시실과 마을자료관, 영상실, 강의실 등을 갖춘 생태관과 연못, 초가 정자, 징검다리 분수, 초화류 등을 식재한 생태연못과 잔디광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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