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취·방향, 켜 놓고 수면·외출…화재 원인 지목 매년 300여 건
지난달 25일 오후 9시 대구 남구 대명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화장대와 벽면, 천장 등을 태워 150만원 상당의 피해를 냈다. 지난 2월 24일 오전 9시 10분에도 남구 봉덕동의 한 원룸 2층에서 불이 나 책상과 벽면 등을 태우고 87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소방 당국은 이들 화재의 원인으로 각각 화장대와 책상 위에 놓여 있던 향초를 지목했다.
냄새 제거와 방향 효과 등을 위해 많이 사용되는 향초가 '화마'로 둔갑하는 경우가 잦아 주의가 필요하다.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향초나 촛불 사용 중 부주의로 인한 화재는 전국적으로 2013년 303건, 2014년 325건, 2015년 325건 등 해마다 300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대구에서도 최근 3년 동안 53건이 접수됐으며 올해도 지난달까지 9건이 발생했다.
향초로 인한 화재가 잇따르는 이유는 안전 불감증 탓이 크다. 대부분 향초에 불을 켜둔 채 외출하거나 잠이 들었을 때 발생하기 때문이다. 차종헌 대구소방안전본부 주무관은 "'설마 불이 나겠나' 하는 안일한 생각이 화재로 이어진다"면서 "향초를 장시간 켜두고 자리를 비우거나 잠을 청했다가 주변 가연성 물질에 옮겨 붙어 불이 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장소와 주변 재질을 잘 살펴 향초를 올려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파나 침대 등 흔들리는 곳은 피해야 하고 책상이나 싱크대, 수납장 등 불에 잘 타는 곳에 올려두는 것도 위험하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7월 서구 내당동의 한 아파트에서 화장실 냄새를 제거하려고 수건 등을 보관하는 수납장 위에 500원짜리 크기의 향초를 켜두었다가 불이 나기도 했다.
최영상 대구보건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촛불 온도는 1천400℃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쇠도 녹인다. 유리병에 든 향초라도 불꽃이 바닥까지 내려오면 유리가 깨져 불이 날 수 있다"며 "향초 받침으로는 도자기나 접시류가 적당하고 외출하거나 잠을 잘 때는 반드시 불을 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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