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식 현충탑 상이용사 접근 불가
참전용사 입장에 무관심한 정치권
협치 성과 내어 호국영령께 보답을
오늘은 제61회 현충일이다. 전국에 있는 대다수 현충탑은 수많은 계단을 까마득히 올라간 자리에 서 있다. 정작 나라를 위해 전투를 치르다가 상이용사가 된 수많은 유공자들은 현충탑에 오르내리기 힘든 현실을 말없이 감내하고 있다. 국가 유공자들이 겪는 이런 어려움에 대해서 정치권은 무관심하다.
최루탄과 해머가 난무하던 동물국회를 넘어 식물국회였던 19대를 지나 막 개원한 20대 국회는 환골탈태해야 할 텐데 과연 그렇게 될까.
징조가 좀 그렇다. 얼떨결에 맞을 매 대신 여소야대 정국을 선물 받은 야당들은 국회를 3당 정립(鼎立) 모양새로 만든 국민의 명령을 예사로 무시한다.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와는 전혀 상관없는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요구하며 온 나라를 들쑤셨다.
그뿐인가. 친정인 새누리당과 대통령이 "때를 놓치면 아무 소용없다"고 그렇게 호소를 해도 경제활성화법에 대한 직권상정을 외면했던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19대 국회 막판에 상시청문회법을 본회의에 상정해버리자 두 야당은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막기 위해 '협치는 꿈도 꾸지마라'는 협박부터 날렸다. 또다시 나라를 분열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20대 국회 개원 전후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60% 이상이 원했던 테러방지법은 물론 국정원의 자료수집권한을 축소하는 통신비밀보호법, 전기통신사업법도 뜯어고친다고 나섰다.
하기야 지난 총선 과정에서 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국회의원만 142명이나 되는데다, 오는 9월 28일부터 시행될 김영란법이 자신들에게 적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자칫하면 민원이 차단된다'는 핑계를 앞세워서 부정청탁금지 대상에서 빠지는 일에는 찰떡궁합인 수준이니 통신비밀보호법이 무섭기도 하겠다.
현충일에 이런 사실을 끄집어내기가 뭣하지만, 우리 학생들은 국사 교과서에서 김일성의 보천보전투는 배우는데, 6'25 참전자의 절반(약 42만 명)이 아직 유공자로 등록조차 되지 않고 있다는 현실을 배우지는 않는다. 똑바로 살아 있는 정치인이라면 모든 입법 능력을 동원해서 그들의 행적을 찾아내고, 보듬어주고, 기리는 게 기본이다. 그런데도 야당들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금지법을 추진하고 있으니 기가 막힌다.
까불다가 제2당으로 전락한 집권 여당의 행색도 말이 아니다. 잘 나갈 때 어려워질 것을 대비하는 것은 정치권의 기본이건만, 선진화법을 무력화시킬 180석을 대놓고 입에 올리는 교만질 끝에 참패하고도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
당명 빼고 다 바꾸겠다고 선언한 김희옥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은 과연 보수의 가치를 지켜내고 흔들림없이 국가대개조를 밀고 나갈 혁신을 성공시킬지 의문이다. 비대위원 구성만 해도 그렇다. 무슨 여유가 있어서 보수의 가치를 알고 있으려나 의심스러운 여 변호사를 외부 비대위원으로 영입한 것만 봐도 그렇다. "새누리당이 꼴 보기 싫어서 비대위원을 수락했다"는 막말을 하는 여성 비대위원을 지켜보는 보수 지지층의 마음은 심란하다.
구국과 헌신 그리고 성장을 통해 나라를 발전시키려는 보수의 진정한 가치를 지켜내고, 시대정신인 배려와 관용, 평화와 불평등 완화와 같은 가치관을 접목해서 부정부패와는 담을 쌓고 비리는 끝까지 추적해서 국가대개조의 결과물을 보여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여기저기서 구성원들이 내뱉는 거친 말과 다듬어지지 않은 조악한 견해부터 쏟아지는 바람에 아직도 정신 못 차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러나, 나라가 위기니만큼 20대 국회는 정말 잘해주었으면 좋겠다. 이번에는 법정 시한인 7일까지 원(院) 구성부터 깔끔하게 마무리해서 국민의 명령인 협치에 기반한 새 정치를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그게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호국영령들을 위하는 첩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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