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명품 水공간 창조]<상>주민들 삶과 함께 유유히

입력 2016-06-01 22:30:02

고향의 강… 문화가 흐른다, 추억이 흐른다

고향의 강 사업을 통해 생태하천으로 거듭난 청도천에서 주민들이 쥐불놀이를 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고향의 강 사업을 통해 생태하천으로 거듭난 청도천에서 주민들이 쥐불놀이를 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영덕 오십천 고향의 강 사업으로 추진한 산책로에 벚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다. 영덕군 제공
영덕 오십천 고향의 강 사업으로 추진한 산책로에 벚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다. 영덕군 제공
의성 남대천에 조성하는 갈대밭 조감도. 경북도 제공
의성 남대천에 조성하는 갈대밭 조감도. 경북도 제공

◇시·군별 1기 랜드마크 하천 '자연친화+스토리텔링' 입혀

자연하천은 침식과 퇴적, 범람 등 유수의 작용으로 자연스럽게 형성된 하천을 말한다. 오랜 기간에 걸쳐 만들어졌기 때문에 생태 환경의 균형이 이루어졌지만, 홍수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따라 1970~1990년대 산업화, 도시화 시절의 하천 개발 사업은 단순한 재해 방지에 치중했다. 대부분의 하천을 직선화했고, 범람 지역은 간척했다.

그러나 현재의 하천은 생활의 품격을 높이는 하나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환경의 의미가 중요해지면서, 하천이라는 거대한 자연생태공간이 새로운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이제 하천은 수자원의 확보나 홍수 관리를 넘어 주민들의 삶과 함께하는 친수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경북도는 안전하고 자연친화적인 명품 수(水)공간 창조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도민의 풍요로운 삶을 실현하는 수단으로 '지방하천정비사업 종합계획'을 수립해 2009년부터 2027년까지 189지구 1천188㎞에 걸쳐 3조628억원을 투입하는 대역사에 들어간 것이다. 앞으로 3회에 걸쳐 경북형 명품 수공간의 탄생 과정과 의미 등에 대해 살펴본다.

◆고향의 강

'눈 감으면 떠오르는 고향의 강!' '지금도 흘러가는 가슴속 우리의 강!' 경북도가 추진하고 있는 명품 하천 개발 사업의 대표 주자는 '고향의 강'이다.

고향의 강 사업은 지방하천을 문화와 추억이 흐르는 명품하천으로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치수를 기본으로 풍부한 물을 이용해 친수 및 생태 공간을 확보하고자 도내 22개 시'군 지방하천에 4천952억원을 투입한다. 대표 사업으로 홍수 예방을 위해 제방 및 호안을 정비하고, 생태학습이 가능한 자연형 습지를 조성한다. 무엇보다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 등 역사'문화적 요소를 도입해 지역적으로 특색 있는 하천을 만들 예정이다.

예를 들어 울진군 왕피천은 친환경농업엑스포장, 민물고기연구센터, 성류굴 등 인근 관광지와 연계하는 한편 자전거 도로를 설치한다. 친환경 울진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친환경 농업을 직접 체험하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경북도는 이 같은 고향의 강 사업을 통해 지역의 랜드마크로 도내 시'군별 1개의 대표 하천을 조성한다. 사업을 마무리하면 재해예방뿐 아니라 하천 수량 확보, 수질개선 등을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깨끗하고 풍성한 친수공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도천-새로운 여가 공간 창출

고향의 강 사업은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가장 먼저 주민들에게 다가간 고향의 강은 '청도천'이다. 경북도는 지난해 4월 '청도천 생태하천 조성사업' 준공식을 열었다. 2011~2015년 4년간 총사업비 220억원을 투입해 청도읍 송읍리에서 구미리 구간에 친환경적 하천을 조성했다. 여기에 지역 주민들의 새로운 여가공간 창출을 목표로 축구장 1면, 풋살장 2면, 족구장 2면 등과 함께 2.5㎞에 걸쳐 자전거 도로 등을 만들었다. 경북도는 2017년까지 고향의 강 사업을 계속 추진해 청도 와인터널과 용암온천, 새마을운동 발상지 기념관, 운문사, 소싸움경기장 등과 연계한 문화'관광 기반 자원으로 육성한다.

◇산책로…테마공간…아름다운 주변 환경과 '관광 시너지'

◆영덕 오십천-아름다운 산책길

오십천은 영덕군 지품면에서 강구면 동해로 흘러드는 강이다. 낙동강권역에서 동쪽으로 흐르는 물줄기 중 세 번째로 길다. 예로부터 물이 맑고, 주변 자연경관이 빼어나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았다. 경북도와 영덕군은 고향의 강 사업을 통해 오십천에 모두 259억원을 투입, 강구면 금호리에서 지품면 신양리 구간 7.2㎞에 걸쳐 친수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지난 2013년 남석지구 제방보축을 시작으로 오촌지구, 화개지구 조경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엔 화개리에서 남석리까지 자전거 도로를 준공했고, 올해 초 강변길 산책로를 조성해 주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자전거와 도보로 자유롭게 이동하며 아름다운 오십천을 구경할 수 있는 보도교(길이 206m, 폭 3.5m)를 조성하며, 연말까지 여름철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천전보 물받이 하류 보강공사 등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경주 북천-신라 천년의 강

경북도가 지난 2011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경주 북천 고향의 강 사업은 지난달 말 기준 공정률 70%를 보이며 순항하고 있다. 북천의 옛지명은 알천(閼川)이다. 경주 보문단지에서 시가지 중심부를 흐르는 하천으로 접근성이 좋아 많은 관광객들이 휴식하고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도심 하천이다.

경북도는 지방하천 종합정비계획에 따라 북천 고향의 강 사업에 모두 245억원(국비 147억원, 지방비 98억원)을 투입한다. 2017년 완공을 목표로 경주시 보문호에서 형산강 합류지점까지 6.5㎞ 구간에 걸쳐 자전거 도로(2.6㎞), 산책로(5.4㎞), 자연형 여울 등 20곳을 만든다. 또 천림숲길, 황룡광장 등 생태'친수공간 8곳을 조성한다. 경북도는 천년 신라의 역사와 문화를 매개로 하천 개발을 마무리하고, 보문단지와 연계해 관광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

◆의성 남대천-테마 복합형 하천

경북도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296억원을 투입하는 의성 남대천 고향의 강 사업은 자연과 인간이 함께 어우러지는 테마복합형 명품 하천 조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남대천은 고향의 강 사업을 통해 생태, 역사, 문화가 함께하는 친환경 하천으로 탈바꿈한다. 우선 의성읍 의성2교에서 사곡면 오상리 10㎞ 구간에 자전거 도로를 만든다. 또 ▷의성의 둘레길 등과 연계한 산책로 개발 ▷경관을 중심으로 한 테마공간 조성 ▷마늘을 모티브로 디자인한 건축물 등을 통해 의성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개발한다.

경북도 최대진 지역균형건설국장은 "고향의 강 사업을 통해 기존의 획일적인 하천 정비 방식에서 탈피해 강을 매개로 지역 이미지를 대표하고, 지역 특색을 반영하는 대표 하천을 조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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