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서도 모르는 대구 경신고 이전說 '난감'

입력 2016-05-31 22:30:02

잦은 소문에 학교 측 당혹감 "검토는 했지만 계획 수립 안 해"

"잊힐 만 하면 학교 이전설이 나도니까 정말 당혹스럽습니다." 대구 경신고등학교 관계자의 탄식이다.

지난해 '자사고 반납' 발표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경신고에 대한 이전설은 이때부터 툭툭 불거져 나왔다. 소문은 입을 타고, 특정 장소까지 거론될 정도였다. 또 일부 언론에서 보도할 때마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부정확한 사실에 동요했고, 문의 전화가 빗발쳐 인근 부동산 업계까지 들썩거렸다.

하지만 경신고 관계자는 "예전에 중'고등학교가 함께 사용하는 학교 부지가 좁아서 이전을 검토해본 것은 사실이지만, 학교를 옮길 만한 마땅한 대체 부지를 찾을 수 없어서 구체적 계획 수립은 전혀 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특히 대구시교육청이 학생 수용 및 배정 측면을 고려할 때 '경신중학교 이전은 불가능하다'고 못 박고 있는 상황에서 소문의 실현은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다. 지금도 이 지역 학생 수가 포화 상태라서 인근 동도, 정화, 오성중에서 경신중 학생을 수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지난해에 대구지역 몇몇 고교가 이전의 뜻을 밝혔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추진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학교는 건물 노후화로 인해 이전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지만, 옮겨갈 학교 부지로 꼽고 있는 곳이 그린벨트이거나 공원부지 등으로 묶여 있는 지역이다.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고교 이전 때문에 이들 지역의 규제를 풀거나 완화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A고교의 관계자는 "도심에 있는 학교가 더 나은 교육환경을 제공하려면 여건상 외곽으로 나가야 하는데, 여러 가지 조건이 맞지 않아 검토 단계에서 계획을 접었다"고 말했다.

강형구 대구시교육청 학교운영지원과장은 "현재 교육청으로 이전 절차를 협의하거나 계획서를 제출한 학교는 한 곳도 없다"고 밝혔다. 만약 학교 측이 이전 계획서를 제출해도 교육청이 바로 승인을 하는 것이 아니다. 강 과장은 "옮겨갈 부지가 학교 용도에 적합한 지역인지, 교육환경 위해 요소가 없는지, 자금조달에 대한 상세한 내역 등을 면밀히 살펴서 하자가 없어야 한다"며 "무엇보다도 학생 수용에 대한 고려가 최우선이다"고 했다.

한편 대구시교육청은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에 대비, 사립학교의 자체 통폐합을 유도하고 있다.

한 곳에 여러 학교가 있는 '교육시설 과잉 공급' 지역의 일부 사립학교 법인을 대상으로 산하 학교를 급별로 묶겠다는 것이다. 31일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 수가 줄고 시설 개보수에 한계가 있는 사립학교를 통폐합해서 개발 지역의 학교설립 소요가 있는 곳에 '효율적 배치'를 하는 방법 등을 교육부에 건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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