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고 병든 부모를 상대로 한 40~60대 중장년의 반인륜적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모 봉양을 의무로 여기는 이들 세대의 유교적 가치관이 경제적 부담과 장기간 병시중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충돌하며 학대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찰청 집계를 보면 2005년부터 10년간 부모를 살해하거나 폭행한 패륜범죄 건수는 9만4천700여 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40대에서 60대의 중장년층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렇게 통계에 잡힌 범죄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지적한다. 부모 학대가 대부분 가정 내에서 이뤄져 적발이 어려운 데다 자녀가 처벌받을 것을 두려워 신고하지 않는 노부모가 많기 때문이다.
중장년층의 패륜 행위는 최근 우리 사회에서 급속히 진행되는 고령화와 연관돼 있다. 고령의 부모를 오랜 기간 봉양하다 보니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여기에 각종 병시중으로 심신이 지치면서 폭력으로 비화한다는 것이다. 60대 자녀가 80, 90대 노부모를 공격하는 '노노(老老) 학대'가 급격히 느는 것이 그 예다.
특히 중장년층은 자녀 교육에 큰 비용이 들거나 직장에서 퇴직해 경제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부모 부양 책임이 유독 무겁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실업자가 급증하면서 가정 내 노인 학대사건이 급격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 신영화 군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도저히 형편이 안 되는 데도 손가락질을 받을까 두려워 노부모를 가정 내에서 모시다가 결국 폭력이라는 형태로 곪아 터지는 일이 중장년층에서 흔히 나타난다"며 "도식적인 유교적 가치관에서 벗어나 필요하면 사회와 국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자신과 부모 모두를 위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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