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숀 펜 감독이 영화 '라스트 페이스'에 쏟아진 온갖 혹평에도 자신의 작품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밝혔다.
숀 펜 감독은 21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칸의 인터컨티넨탈 칼튼호텔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다했다. 내 영화가 자랑스럽다. 그건 나의 언어다"라고 말했다.
그는 "평론가들이 내 영화가 말하고자 했던 바를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평론가에게 그렇게 말하라고 할 수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라스트 페이스'는 내전을 겪는 라이베리아에서 의료 활동을 펼치는 구호전문 의료팀의 의사 미구엘(하비에르 바르뎀)과 국제구호단체 감독관인 렌(샤를리즈 테론) 간의 사랑을 그린 영화다.
'라스트 페이스'는 전날 기자 시사회 후 언론과 평론가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제3세계의 잔혹한 현실을 러브스토리의 배경으로 활용하는 데 그쳤고 남녀 간의 사랑도 설득력 있게 그려내지 못했다는 것이 비판의 요지다.
영화제 기간 평점을 매기는 양대 매체인 스크린 데일리와 르 필름 프랑세즈는 모두 이 영화에 4점 만점에 0.2점이라는 기록적으로 낮은 점수를 줬다.
펜 감독은 이런 혹평이 "색다른 경험이었다"면서도 "비판 글을 잘 읽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도록 놔두지 않는다"며 애써 침착함을 유지했다.
그는 "관객들이 잘 받아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뒤돌아보지 않고 내 갈 길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괜찮지만, 투자자와 날 도와준 사람들은 걱정된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평소 왕성한 재난구호 활동을 벌여온 숀 펜 감독이 재난구호 활동을 소재로 한 영화로 악평을 받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다.
그는 2010년 아이티 대지진 때 구호조직 'J/P HRO'를 결성해 수만 명을 수용하는 난민 캠프를 설치하고 운영한 바 있다.
그는 이 공로로 아이티 역사상 외국인으로서 최초로 특사에 임명되기도 했고, 2012년에는 노벨평화상 수상자 총회에서 세계 평화에 기여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피스 서밋 어워드'를 받기도 했다.
펜 감독은 "현재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두다 보니 이 시나리오를 선택하게 됐다. 아무래도 익숙한 것을 더 보게 된다"며 이 영화의 연출을 맞게 된 계기와 자신의 재난구호 활동이 무관하지 않음을 밝히기도 했다.
이 영화는 애초에 시나리오를 쓴 에린 디그냄이 감독까지 하고 싶어했으나 자녀 양육 문제로 여의치 않자 숀 펜이 대신 연출을 맡았다.
펜 감독은 "창조적인 과정에 24시간 열정적인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어 영화 연출하는 것을 사랑한다"며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서의 역할에 애정을 드러냈다.
숀 펜은 두 차례 미국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유명 배우이나 1991년 '인디언 러너'의 메가폰을 잡은 이래 '라스트 페이스'까지 5편을 연출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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