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담벼락은 장난꾸러기들의 놀이터
잠시라도 그냥 있지 못하는 게 아이들이다. 집에서나 밖에서도 다르지 않다. 혼자서도 그렇지만, 여럿이 모이면 엉뚱한 일을 벌이기도 한다. 천둥벌거숭이가 되어 제멋대로 뛰어다니기 일쑤다. 더구나 사내아이들은 거친 장난질을 일삼는다. 어른들은 말썽 피우지 말고 조용하게 놀아주기를 바라지만, 아이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짓궂은 장난을 골라가며 한다. 다른 아이의 장난감을 잘못 만져서 부서뜨리거나 빼앗기도 한다. 이웃집 아이가 새로 산 신발이라며 뽐내면 용심을 부린다. 한 번 신어보자며 졸라서 신어본 뒤에는 돌려주지 않고 멀리 집어던져 버린다. 남의 집 담장에다 크레용으로 낙서를 하거나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자못 진지한 표정으로.
조용하고 얌전하게 지내는 아이들도 있다. 집에서 책을 읽거나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심부름을 곧잘 한다. 가까이 지내는 동무가 없고, 학교에 들어가서도 모범생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사내아이면서도 딸아이같이 순하다. 착하다며 칭찬하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사내아이가 저렇게 숫기가 없어서야" 하며 걱정하는 부모도 있다.
옛날 옛적 이야기다. 여름이면 멱감으러 몰려다녔다. 신바람이 나서 개울이나 가까운 강으로 돌아다녔다. 물속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면서 풍덩거리다 보면 더위는 절로 잊어버렸다. 얼굴이나 몸뚱이는 새까맣게 타서 어느 먼 나라에서 온 아이들처럼 보였다. 그러나 딸아이들은 집에서 목물을 하였다. 더러는 초저녁이 되면 어른들과 함께 사람들의 눈에 뜨이지 않게 개울로 나가기도 하였다. 하늘에는 초저녁 별들이 반짝반짝 빛났고.
수박 서리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장난질이었다.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들녘에 있는 수박밭을 미리 정탐해 놓았다가 해가 지고 밤이 이슥해지면 드디어 행동으로 옮겼다. 한 아이가 망을 보는 가운데 재바른 아이가 수박밭으로 기어들어 갔다. 손으로 수박을 두들겨 보며 잘 익었는지 확인하고, 한두 개를 따가지고 나와서 으슥한 곳으로 갔다. 둘러앉아서 맛나게 먹으며 허연 이빨을 드러낸 채 히죽거렸다. 하지만 성공할 때가 있었는가 하면 실패할 때도 있었다. 주인에게 들켜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달아나기도 하였다. 한숨 돌리고 나서 하는 말인즉 "아, 시껍했다".
◇1968년
▷울진-삼척 지구 무장공비=1968년 11월 2일, 북한 124군 부대 소속 무장공비들이 울진'삼척지구에 침투했다. 이들은 8개 조로 나뉘어 울진'삼척 등지로 침투했으며, 주민에게 사상교육을 시키거나 죽이는 만행을 저질렀다. 정부는 소탕작전을 벌여 무장공비 31명을 사살하고 2명을 생포했다.
▷주민등록증 발급=1962년 5월 10일 '주민등록법'을 시행하게 되어 우리나라 국민은 주민등록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의무 사항이 아니었고, 1968년 5월부터 새 주민등록법에 따라 12자리의 주민등록번호가 생겨나면서 전국에 확대 실시되었다.
▷중학교 입시제도 폐지=아동의 정상적 발달 촉진, 초등학교 교육의 정상화, 과열 과외공부의 해소, 극단적인 학교 간 격차의 해소 등을 위해 중학교 입시제도가 폐지되었고, 1969년부터 서울시에 중학교 무시험 입학제가 실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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