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해도 못 맞는다" 무료 결핵 백신 대란

입력 2016-05-16 20:11:56

작년 말부터 백신 수입 막혀 보건소마다 2주내 예약 안돼

대구 보건소마다 BCG 백신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수급 문제로 무료 접종을 받으려면 1개월 정도 기다려야 하는 탓에 부모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비용을 내고 일반 병원에서 접종하고 있다.

BCG 예방접종은 결핵예방을 위해 생후 4주 안에 맞게 돼 있는 국가 필수 예방접종으로 보건소에서 무료로 맞을 수 있다. 하지만 대구 8개 구'군 중 동구와 남구를 제외하고는 2주 이내로는 예방접종 예약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북구에 사는 이모(40) 씨는 5월 둘째 주에 딸아이 BCG 예방접종을 위해 보건소를 찾았지만 6월은 돼야 접종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발길을 돌렸다. BCG는 생후 4주 이내에 접종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7만원을 내고 일반 병원에서 예방접종을 마쳤다. 이 씨는 "태어나고 4주 이내에 접종받아야 하는데 4주 내로는 접종할 수 없다니 황당하다"며 "태어나기도 전에 예약부터 해야 하느냐"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 연말부터 반복되고 있다. 보건소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주사형 BCG 백신은 덴마크에서 수입해왔지만, 제조사 사정으로 지난해 이후 수입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 병원에서 접종하는 도장형 BCG 백신의 경우 7만원이라는 만만치 않은 접종 비용이 들고, 접종자가 누르는 압력에 따라 접종량이 일정하지 않을 수 있어 주사형 BCG를 선호하는 부모도 많다. 정부는 5월 말 추가로 BCG 백신 1천900개(1개당 20명분)를 공급하고 이르면 6월 일본에서 BCG 백신을 수입하기로 했지만, 일본 백신이 공급되기 전에 기존 백신이 소진되면 보건소 BCG 예방접종 공백 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질병관리본부에서 5월 말에 추가 백신을 보급해줄 예정이지만 물량이 넉넉지는 않을 것이라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접종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8월 정도에 일본 백신이 보건소에 들어올 예정이어서 당분간 예약 차질 사태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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