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포항·울릉 풍력발전기 철거 결정

입력 2016-05-16 19:57:53

1년에 한 번꼴 고장 '헛바람' 켠 경북도

포항 남구 호미곶면 풍력발전기가 운영을 멈춘 채 방치돼 있다. 경북도는 고장이 잦아 더 이상 돌릴 수 없다고 판단, 풍력발전기를 철거하기로 했다. 포항 배형욱 기자 pear@msnet.co.kr
포항 남구 호미곶면 풍력발전기가 운영을 멈춘 채 방치돼 있다. 경북도는 고장이 잦아 더 이상 돌릴 수 없다고 판단, 풍력발전기를 철거하기로 했다. 포항 배형욱 기자 pear@msnet.co.kr

경상북도가 국내 최초로 포항과 울릉에 설치한 풍력발전기를 철거하기로 하면서 재정을 낭비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포항 남구 호미곶면 풍력발전기(660㎾급)는 2001년 8월, 울릉군 북면 풍력발전기(600㎾급)는 이보다 10개월 앞선 1999년 11월 설치돼 운영에 들어갔다. 하지만 풍력발전기는 잦은 고장으로 가동률이 설치기간 동안 절반 수준 이하로 떨어졌고, 이에 따른 수리비 등도 만만치 않아 운영 대비 손실이 더 컸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도에 따르면 호미곶 풍력발전기는 운영이 중단된 지난해 말까지 1년에 한 번꼴로 고장이 나 모두 11번에 걸쳐 수리를 진행했다. 덴마크에서 수입된 해당 풍력발전기는 수리 때 현지 기술자가 직접 한국으로 와야 했기 때문에 수리기간이 적어도 4개월 이상 소요돼 운영손실이 상당히 컸다. 이 때문에 13년을 운영하고도 벌어들인 수익은 4억5천여만원에 불과했다.

설치비로 들어간 12억7천여만원과 그동안 수리비 4억2천여만원이 들어간 점을 감안해 단순계산해도 12억4천여만원의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북면 풍력발전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설치비 13억5천여만원이 들어갔지만 가동 1년 만에 전력품질이 불안정해 운전이 정지됐으며, 이후에도 정상가동이 이뤄지지 않아 수익을 내지 못했다. 결국 두 개의 풍력발전소가 모두 제구실을 못하면서 25억여원의 예산만 낭비한 꼴이 됐다.

경북도 관계자는 "국내 최초로 풍력발전기가 설치되다 보니 충분히 사업성이 검토되지 못했다. 지금껏 상징성 때문에 유지관리를 해왔지만 수리비 등 유지관리비용이 많이 들어 철거하기로 했다"며 "시설을 모두 버리기보다는 일부 남겨 어린이 에너지 체험시설 등으로 새롭게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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