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들의 당제국사/임사영 지음/류준형 옮김/푸른역사 펴냄
약 300년간 유지됐던 중국 당 왕조의 역사를 '황제'라는 존재를 통해 서술한 책이다. 지은이는 황제는 절대권력을 휘둘렀지만, 그에 앞서 희로애락의 감성을 가진 개인이었음을 시종일관 상기시킨다.
고종은 태종 이세민의 후계자이자 중국사에서 유일한 여성군주였던 무측천에게 황위를 넘겨준 황제다. 태종과 무측천이라는 걸출한 인물들 사이에 낀 고종에 대한 평가는 간단했다. 황위를 물려받는 과정에서 보여준 태도에서 '어질고 효성스럽다'는 평가와, 황위를 넘겨주는 과정에서 보여준 태도에서 '우매하고 나약하다'는 평가가 그것이다.
이 책은 고종이 당제국 황제들 중 두 번째로 재위기간이 길었음을 상기시키면서, 그가 안정적으로 국가를 경영하기 위해 태자시절 태종의 정치철학을 아주 잘 습득한 군주였다고 평가한다. 가령'목재는 먹줄의 도움이 있어야 곧게 만들어질 수 있는 것처럼 군주도 주위의 권유와 간언을 잘 받아들일 수 있어야 올바른 군주가 될 수 있다'는 태종의 가르침을 성실하게 체득했다는 것이다.
또한 무측천에게 권력을 빼앗긴 것처럼 보이지만, 건강이 나빠 무측천을 통해 대리정치를 시도했으며, 무측천이 크고 작은 일을 결정할 때마다 고종과 상의했고, '처리하는 일마다 고종의 뜻에 맞았다'고 말하는 것은 그만큼 둘 사이의 협력관계가 효율적임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양세법 시행으로 경제군주로 알려진 덕종은 후반에 환관이 득세할 빌미를 제공했으며, 민간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켰고, 검소한 초기생활과 달리 점차 축재를 자행하는 탐욕스러운 생활을 했다고 꼬집는다.
이 책은 고조부터 애제에 이르기까지 당 황제들을 재위 순서에 따라 살펴보면서, 황제를 중심으로 당제국 흥망성쇠를 조망한다. 432쪽, 2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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