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당문 24시간 활짝, 염불소리 타고 솔향 솔솔…팔공산 도림사

입력 2016-05-11 22:30:02

법회와 기도, 도시민의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법회와 기도, 도시민의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힐링 사찰'로 거듭나고 있는 도림사 전경.

도림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2교구 본사 해인사 말사로 제11, 12대 종정을 지낸 법전 스님이 창건한 절이다. 대구의 진산인 팔공산 동남쪽 정족봉 아래 위치하고 있으며, 맞은편으로 갓바위 약사여래부처와 동화사, 파계사 등과 마주하고 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바른 믿음과 참깨달음을 구현하는 도림사는 2010년 선각 스님이 회주로 부임하면서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날이 갈수록 새로워짐)하고 있다. 법회와 기도, 도시민의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힐링 사찰'로 거듭나고 있다.

◇절 터 기증한 안영주 보살 이야기

도림사는 안영주(89) 보살로부터 18만㎡의 터를 시주받아 1997년 건립됐다. 순흥 안씨 안 보살은 명문가이자 이웃과 주변에 정을 베풀어 온 만석꾼 집안의 자손으로 1927년 경북 경산에서 태어났다. 경북여고와 숙명여대를 졸업한 후 안 보살은 효성여대, 대구대, 영남대 등에서 교수로 근무했다. 1947년 서울대 의대 및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서울대 문리대 교수로 있던 성주 이씨 기환 씨와 결혼했다. 시댁 역시 영남지역의 교육'실업계 명가이며, 오정 이종면, 소정 이근상 등 많은 문필가를 배출한 집안이었다.

그러나 남편은 6'25전쟁 때 납북됐고, 경기고 학생회장이던 외아들 재호 군마저 19세 되던 해인 1967년에 잃었다. 이후 인생무상을 경험한 안 보살은 청도 운문사를 찾아 당시 주지 묘전 스님을 만나면서 "소(小)를 잃고 대(大)를 얻었다"며 새로운 인생의 눈을 열었다. 팔공산으로 거처를 옮긴 안 보살은 불교 공부를 하며 신심을 돋우었다. 교육사업과 집안일을 하던 안 보살은 1997년 18만㎡ 땅을 도림사에 기증했다. 현재 도림사 맨 뒤쪽에는 안 보살의 공덕비와 시집 성주 이씨 조상비가 있다.

◇절 곳곳 휴식과 명상, 힐링 공간 조성

도림사 곳곳에는 절을 찾는 불자나 시민들을 위해 휴식과 명상, 힐링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 놓았다. 대웅보전에서는 금강경 기도를 진행하고 있으며 법당도 24시간 개방하고 있다. 새벽 4시, 오전 10시, 오후 4시 하루 세 차례 금강경 독송기도를 진행하면서 기도와 수행, 부처님을 기리는 염불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부처님이 다섯 명의 비구(콘다나, 밧디야, 밥파, 마하나마, 앗사지)에게 최초로 사성제(四聖諦)를 설법한 곳의 이름인 녹야원에는 부처님을 상징하는 자연석으로 세운 석탑과 다섯 비구를 상징하는 자연석 좌대를 배치했다. 석탑 맨 아래 기단석에는 부처님의 진신 사리를 모셔놓음으로써 부처님의 최초 설법을 재현했다.

대웅보전 옆 청정 약수가 흐르는 우물가 옆에는 여섯 그루의 웅장한 소나무 숲이 있다. 그곳에서 합장을 하고 정면을 바라보면 소원불탑이 장엄하게 솟아올라 절로 경배의 마음을 갖게 한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휴식과 기도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절 곳곳에는 대여섯 명가량 앉아서 쉬며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원두막이 10여 채 있다. 도림사를 찾는 불자나 가족들이 도시락을 먹거나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대웅보전'화엄전'조사전'석굴암'소원불탑

도림사에는 눈여겨볼 만한 건물들이 많다. 이달 2일 완공한 대웅보전은 다포식으로 외7포, 내9포 구조이며, 기둥은 배흘림 기둥 양식을 띠고 있다. 초석은 거북 형상과 연화형이며 어간 계단 난간은 거대한 용두상이 조각돼 있다. 회랑은 전통 전돌로 마감하고 월대(月臺)는 제주 현무암을 사용해 웅장하고 아름답다. 특히 대웅보전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경주 불국사의 청운교'백운교를 연상케 할 만큼 아치형의 아름다운 구조로 돼 있다. 청동에 금박을 입힌 주불 석가모니불은 높이가 3.33m이며 무게가 1t이나 나가는 거대하고 웅장한 부처님이다. 또한 야외에 야간 조명을 설치해 조명과 전통건물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24시간 개방(야간에도 누구나 참배와 기도가 가능)하고 있으며 불자는 물론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조사전에는 도림사를 창건한 법전 스님의 진영(眞影)과 평소 생활하면서 사용한 물건, 행장 등 유품이 보관돼 있다.

경주 분황사탑을 닮은 소원불대탑은 25m 높이의 5층 전탑으로 상륜부에는 갓바위 부처님인 약사여래불을 모셨으며 탑의 각 전돌마다 시주 동참자의 이름을 새겼다. 기단 내부에 모셔진 약사유리광여래불은 현재 개금첩 불사 중이다.

화엄전에는 교주이자 주불인 비로자나 부처님이 모셔져 있다. 비로자나 부처님은 법신불(法身佛)로서 우주와 자연에 깃들어 있는 영원무변하고 보편타당한 진리를 본체로 하는 부처이다. 화엄경 전질을 석판에 새겨 화엄전을 둘렀으며 화엄경 변상도 80장을 실사로 새겨 정문에 배치했다.

석굴암은 도림사 창건과 동시에 지어진 석조 기도처로 도림사 경내 맨 위쪽에 위치하고 있다. 석굴 안에는 경주 토함산의 석굴암을 축소해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셨다. 입시철에는 많은 학부모들이 찾아와 합격을 기원하는 기도를 올리는 곳이다.

◇신도들과 소통하고 정보 제공하는 월간지 '도리도리' 발간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고 신도와 소통하는 월간지 '도리도리'(道理道理)는 도림사의 발음을 따서 지었다. 아기가 처음 태어나서 배우는 몸짓으로 희망찬 출발을 의미하며 부처님 제자로서 올바른 수행을 하고 바른 실천을 해 나가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법문과 도림사의 건축, 불화 소개, 도림사 불자들의 신행 이야기, 부처님 경전 이야기, 도림사 소식 등으로 꾸며진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