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왜 문자 안 보내주나요?" 예술아카데미 강좌를 운영하다 보면 종종 듣는 질문이다. 예술아카데미를 처음 개설했을 당시 단 한 명의 수강생도 놓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여러 가지 방법을 강구했다. 그중 하나가 수강생 휴대전화에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개강 전에 수업 시간과 장소를 안내하기 위한 알림용이었다. 그 후로는 수업 시간 전에 알림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한 주를 시작하면서 '파이팅'을 외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습관처럼 보내곤 했다.
'오늘은 날씨가 너무 춥네요. 수업 오실 때 양말 두 겹은 신으셔야겠어요.' '점심 맛있게 드셨나요? 오후 업무 마무리 잘하시고 저녁 수업에 만나요.' '오늘 저는 왠지 기분이 우울하네요. 여러분은 수업 오셔서 스트레스 풀어요.'
일방적으로 보내는 것이지만, 자칫 스팸 문자메시지처럼 느껴지지 않도록, 그러면서 친근함을 전달할 수 있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수강생들이 예술아카데미 수업을 편하게 자주 찾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반응은 생각보다 좋았다. 어떤 날은 바쁜 업무 때문에 문자메시지 보내기를 걸렀는데, 그날 저녁 한 수강생이 내 얼굴을 보자마자 말을 걸어왔다. "오늘은 문자메시지를 보내지 않아 무슨 일이 있는 줄 알았다. 걱정했다"고. 또 "예전에는 문자메시지가 자주 왔는데 요즘은 왜 뜸하냐"고 묻는 수강생도 있었다. 어떤 수강생은 "왜 나만 문자메시지가 안 오느냐"며 자기 전화번호를 다시 확인해 달라고 하기도 했다.
'문자가 뭐길래' 하고 생각할 법도 하지만, 이 작은 일 하나가 큰 힘을 발휘한다고나 할까. 2년 전 대구혁신도시의 한 공기업에 방문강의로 기타 교실을 개설한 적이 있다. 고위직에 몸담고 있던 중년의 한 수강생은 예전에 사설 학원에서 기타를 배운 적이 있다고 했다. 수업을 가도 반겨주는 이도 없고 해서 재미가 없어져 그만뒀는데, 방문강의 수업은 안면이 있는 직원들끼리 함께 하니 좋다는 것이다. 그렇게 그는 두 학기가 넘는 기간 동안 기타 교실을 수강했다.
나를 알아주는 힘이 수업을 듣는 동기가 되는 것처럼, 문자메시지도 그런 힘을 끌어내는 수단이 될 수 있다. SMS, 말 그대로 Short M essage Service의 약자처럼 짧지만 강하다! 예술교육은 그 자체로 전인교육을 위한 효과적 프로그램일 수 있다. 그래서 그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 없으나, 이 예술 교육의 장으로 끌어들이는 데는 또 다른 숨은 힘이 있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한 주의 시작일인 월요일입니다. 오늘 하루도 파이팅하시고, 수업 잊지 말고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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