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18 안전문화재단의 올바른 자리매김을 기대한다

입력 2016-04-26 21:34:04

2'18 안전문화재단이 2003년 대구 지하철 사고 이후 13년 만에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간다. 대구는 일찌감치 과거의 어처구니없는 참사를 오늘의 생생한 교훈으로 승화시켜야 했음에도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이제야 사고 희생자'부상자에 대한 추모 및 복지사업을 벌이게 됐다는 점에서 부끄러움과 다행스러운 마음이 교차할 수밖에 없다.

재단은 법인 설립을 위한 사업자 등록을 마쳤고 이번 주에 사무실 개소, 다음 달 사무국장과 직원을 뽑는다. 지난달 이사진과 감사가 선임됐고, 사무국 구성까지 완료하면 제 틀을 갖춘다. 재단의 임무는 피해자들을 위한 장학 및 안전복지사업, 연구'기술지원사업, 추모공원 조성 등이다.

지하철 참사 후 재단이 출범하기까지는 살얼음 위를 걷는 듯 너무나 위태로웠던 것이 사실이다. 피해자 단체끼리 다투고 반목하고 대립했던 과거가 있었다. 대구시는 팔짱만 낀 채 피해자 단체와 거리를 두려는 모습마저 보였다. 오랜 진통 끝에 지난해 2월 피해자 단체 간에 합의가 성사되면서 재단 설립의 숙원을 이루게 됐다.

재단 출범 전에 벌어진 일을 거론한 것은 옛 상처를 헤집자는 뜻이 절대 아니다. 아픈 과거를 교훈 삼아 다시는 다투고 갈등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사진 면면과 집행부 구성, 사업 방향 등을 보면 과거와 같은 일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기에 일말의 우려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재단은 피해자의 추모'복지사업에 집중해 대구를 '안전도시'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해야 한다. 또다시 반목과 대립이 빚어진다면 희생자'부상자에 대한 모욕 행위나 다름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재단 운영진이 시민과 함께해야만 제대로 된 활동을 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재단 출범을 축하하며 올바른 자리매김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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