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의 타파" 전국서 박수 보낸 '대구의 선택'

입력 2016-04-14 20:35:38

20대 총선 최대 이변지로 부상, 수구골통·일당 독재 이미지 날려

20대 총선에서 대구가 최대 '이변' 지역 중 하나로 부상하면서 타 지역민들이 대구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

총선은 물론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줄곧 새누리당만 찍었던 대구 표심이 3명의 무소속과 한 명의 야당 후보 당선이라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사이버 공간에서 지금껏 대구는 '고담(gotham'영화 '배트맨'에 나오는 범죄도시) 도시'로 일컬어지는 등 부정적 이미지가 강했다. 각종 사건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누리꾼들은 "역시 고담 대구다"라며 조롱을 해댔다. 특히 선거 때면 되풀이되는 특정 정당 몰표 현상을 두고 '수구꼴통' 도시라며 젊은 층 사이에서 대구를 바라보는 시선이 싸늘했다.

하지만 기존의 대구 이미지가 20대 총선을 거치면서 변신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 사는 2030세대들은 이번 총선 결과를 통해 대구를 새롭게 보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슬(25'인천 남동구 간석동) 씨는 "대구는 보수적인 사람이 많아 선거 때마다 후보는 보지도 않고 무조건 당만 보고 찍는 '답이 없는 지역'이라 생각했다"면서 "그런 대구가 이번에 이변을 연출하면서 대한민국 전체도 바뀔 수 있을 거라는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송금진(20'의정부 의정부2동) 씨는 "이번 대구 시민의 선택은 대구 발전 및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상당히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지역주의 타파의 희망을 찾았다는 반응도 상당수 있었다. 손창수(35'서울 관악구 신림동) 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출신 지역이고, 새누리당 일색의 도시란 이미지가 강했는데 이번 결과는 상당히 의외였다"면서 "대구에서 야권 후보가 당선된 것을 보면서 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지역주의가 깨지는 신호탄을 봤다"고 말했다. 황남구(31'광명 하안동) 씨는 "'미워도 다시 1번'이던 대구도 주민과 살을 맞대고 기반을 다진 정치인에게 기회를 준다는 것을 증명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허만호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구가 보수적이라는 외부의 평가는 진보적 색채가 강했던 대구 역사를 제대로 알리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총선 이후에도 정치권이 경제와 안보, 인권 등에 합리적인 정책을 내도록 감시하는 데 대구 시민이 앞장서는 한편 외부인에게 배타적인 지역 정서를 바꾸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진정한 이미지 쇄신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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