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비염

입력 2016-04-12 16:27:15

환절기만 버티면 낫겠지? 천식·축농증 도질 수도

알레르기 비염은 완치가 어려운 만큼 원인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진료 중인 대구가톨릭대 이비인후과 예미경 교수. 대구가톨릭대병원 제공
알레르기 비염은 완치가 어려운 만큼 원인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진료 중인 대구가톨릭대 이비인후과 예미경 교수. 대구가톨릭대병원 제공

직장인 김모(27'여) 씨는 환절기만 되면 휴지를 달고 산다. 쉴 새 없이 콧물이 흐르고 재채기가 나기 때문이다. 특히 먼지와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봄철에는 눈 주위가 붉게 변할 정도로 알레르기 비염에 시달린다. 김 씨는 "환절기만 되면 코가 막혀 두통이 떠나질 않고, 중요한 자리에서 코를 훌쩍거리다가 민망해한 경험도 많다"고 푸념했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이 겪는 고충은 상상 이상이다. 일교차가 심해지고 꽃가루나 먼지가 날리는 계절이 되면 제대로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로 코가 막히고 재채기가 나며 하루 종일 멍한 상태가 지속된다. 좀처럼 완치가 어렵고, 재발이 잦은 점도 특징이다.

◆환자 5년간 31% 늘어…여성이 많아

국민건강영양조사(2013년)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 중 15.1%가 알레르기 비염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인 중에서는 20대 환자가 22.5%로 가장 비율이 높고, 여성 환자(17.2%)가 남성(13.0%)보다 많은 점도 특징이다.

환자 수도 해마다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2008년 45만 명에서 2012년 59만 명으로 5년 동안 31% 증가했다.

알레르기 비염은 먼지나 꽃가루, 집먼지진드기, 동물의 털 등이 콧속의 피부 점막에 접촉했을 때 면역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게 원인이다. 과민반응이 일단 시작되면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멈추지 않고 계속 이어진다. 발작적인 재채기를 연속으로 하거나, 맑은 콧물이나 코막힘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해야 한다.

알레르기 비염은 병력과 비강 내시경 검사 및 알레르기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하지만 코가 막히거나 콧물이 난다고 해서 마음대로 알레르기 비염 약을 먹어선 안 된다. 콧물과 코막힘, 재채기 등의 증상은 축농증(부비동염)이나 콧구멍을 둘로 나누는 벽인 비중격이 휜 비중격만곡증, 콧속 이물이나 종양 등 다른 질환에서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코가 막히고 콧물이 난다며 진료 없이 비염약만 먹다가 비강 종양의 진단이 늦어져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면역치료법 3~5년 걸리고 비용 비싸

알레르기 비염을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는 이유는 '완치'가 어렵기 때문이다. 항알레르기염증제는 증상을 호전시켜주지만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 유일한 치료법은 면역요법이다. 집먼지진드기 등 알레르기 항원에 반복적으로 노출시켜 과민반응을 사라지게 한다. 처음에는 소량으로 시작해 점점 용량을 늘리며, 팔에 주사를 맞는 '피하면역요법'과 혀 밑에 약물을 떨어뜨리는 '설하면역요법'으로 구분된다. 피하면역요법은 1주일에 한 번씩 주사를 맞다가 석 달 이후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주사를 맞는다.

설하면역요법은 환자 본인이 혀 밑으로 매일 면역치료 용액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손쉽고 부작용이 없지만 꾸준히 실천하기 힘들고 가격이 비싸다. 치료 기간은 3~5년가량 걸린다. 코막힘이 반복될 경우 고주파 및 미세절삭기 등을 이용한 간단한 시술로 코막힘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예미경 대구가톨릭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은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중이염이나 천식, 축농증, 수면질환 등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어린이의 경우 집중력 저하와 성격장애, 성장장애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 "당뇨나 고혈압처럼 평생 관리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예미경 대구가톨릭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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