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서점가에서 '죽기 전에 ○○해야 할' 시리즈가 베스트셀러로 득세했다.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죽기 전에 꼭 가 봐야 할 여행지, 죽기 전에 꼭 먹어 봐야 할 음식 등, '죽기 전'이라는 문학적으로 아주 매력적이면서도 극단적인 시점을 이용한 제목과 내용으로 독자들에게 어필했다. 이를 사람들은 '버킷 리스트'라고 말한다. 이 말은 2007년 미국에서 제작된 롭 라이너 감독 연출에 잭 니컬슨과 모건 프리먼이 주연한 영화 '버킷 리스트-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이 상영된 이후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영화의 주인공은 죽음을 앞둔 에드워드(잭 니컬슨)와 카터(모건 프리먼)다. 이들이 같은 병실을 쓰게 되면서 자신들에게 남은 시간 동안 하고 싶은 일들을 적은 리스트를 만들고,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실행하기 위해 병실을 뛰쳐나가 버킷 리스트를 하나씩 실행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버킷 리스트라는 단어는 어떻게 보면 부정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어원 자체가 중세시대 교수대 위에서 올가미에 목을 건 후 몸을 받치고 있던 양동이를 발로 차버린다는 '킥 더 버킷'(kick the bucket)이라는 말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삶의 끝을 가리키는 죽음이라는 단어를 생각해야 하고, 누군가와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생각해야 하는 아주 슬픈 단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인생에서 가장 많이 후회를 하는 것은 살면서 한 일들이 아니라, 하지 않은 일들'이라는 영화 속 메시지처럼 죽음에 대한 궁극적인 이야기를 부정적으로 하고 싶지는 않다. 그런 의미에서 버킷 리스트는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다 가려고 작성하는 리스트라 할 수 있다.
필자의 지인들 중 존경하는 몇몇은 그 리스트를 잘 이용한다. 아주 훌륭한 성악가이면서도 셰프처럼 요리를 하거나 사진작가처럼 카메라에 사물을 담는 분도 계시고 훌륭한 기자이면서도 패러글라이딩을 이용해 하늘을 나는 분도 계시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삶 속에서 일과 학업 등 여러 가지 굴레에 눌려서 살고 있지는 않은지 잠시 고민해보고 싶다. 그리고 영화 버킷 리스트의 명대사인 "너의 인생에서 기쁨을 찾았는가?"(Have you happiness in your life?), "너의 인생이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었는가?"(Has your life made other people happy?)라는 말을 생각하며 버킷 리스트를 작성해보기를 독자들에게 권해본다. 그러면 조금 더 살맛 나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마지막으로 영화 대사 하나를 더 나누고자 한다. "인생에서 기쁨을 찾아가게나!"(Find the joy in your life!)
박재민 수성아트피아 조명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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