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성 장애, 버릇없다 혼내지말고 안아 주세요"

입력 2016-04-02 09:15:15

세계 자폐인의 날…자폐인사랑협회 김용직 회장 인터뷰

"자폐성 장애는 가장 관리가 어려운 장애입니다. 비장애인 여러분의 이해와 사랑이 필요해요."

사단법인 한국자폐인사랑협회 김용직 회장은 '제9회 유엔 세계 자폐인의 날'인 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시민 사회가 협력해 자폐성 장애인을 보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폐(自閉)성 장애는 말 그대로 '자신을 닫는' 유형의 장애를 가리킨다. 주의력 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틱 장애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에 약 4만명이 이 장애를 가진 것으로 추산된다.

장애가 자폐성을 띠는 근본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특히 자폐성 장애는 지적 장애와 경계가 모호해 그만큼 사회나 제도로부터 차별을 받는 일이 잦다.

김 회장은 "자폐성 장애인은 외관으로는 비장애인과 다를 바가 없는데 의사소통에 서툴거나 대화를 아예 거부하니까 더 큰 차별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염전노예 사건' 피해자나 왕따를 당하는 자폐 학생처럼 극단적인 피해를 보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안타까워했다.'

김 회장은 스스로 마음을 닫은 자폐성 장애인도 꾸준히 돌보면 장애를 딛고 자기 능력을 개발하기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자폐성 장애 아동이 언어 표현을 독특하게 하거나 과잉 행동을 보이면 어른은 장애 사실을 모르거나 대처법이 서툴러 "버릇없다"며 혼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참을성 있게 자폐 아동을 타이르고 적성을 찾아주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김 회장은 "자폐증 환자는 어느 한 분야에 특출난 능력을 보인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면서 "천재성을 보이지 않더라도 옆에서 무언가 적성을 찾도록 도와주면 장애 자체가 호전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비용이다. 원인이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아 약물치료가 힘들 뿐 아니라 일대일 맞춤형 관리·보호가 필요하다. 그만큼 돈과 노력이 많이 든다.

자폐인사랑협회는 비용을 최소화할 방법을 찾으려 미국의 모금 방식이나 해외의 치료 방법을 분석 중이다.

매년 자폐인의 날이 되면 전국 명소에서 파란색 조명을 밝히는 '블루라이트' 캠페인을 펼치기도 한다. 파란색은 비장애인의 관심과 이해를 환기하는 상징이다. 외국에서도 145개국 1만8천600여개 명소가 참여한다.

이날 밤에는 작년에 이어 남산 N서울타워, 압구정 갤러리아백화점, 분당 네이버 사옥, 인천대교 등이 파란 조명으로 물든다. 서울시청사와 제2롯데월드타워는 올해 처음 캠페인에 합류한다.

김 회장은 "오전 10시부터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자폐인의 날 기념식이 열려 자폐 장애인과 그 가족이 함께하는 자리가 마련된다"면서 "비장애 시민도 자폐성 장애를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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