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특별자치시의 최근 화두는 단연 총선이다. 전 청와대 경호실 차장 출신인 박종준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해찬 의원의 각축이 볼만하다. 변호사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문흥수 후보의 가세로 야권이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으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이 두 후보 간 격차는 오차범위 내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노무현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국민의당 구성모 후보와 노동계 출신 민중연합당 여미전 후보가 가세해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모든 후보의 정책에 공통분모가 있다는 점이다. 바로 국회의 세종시 이전 문제이다. 소속도, 그동안의 경험도 모두 제각각이지만 국회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다른 지역은 국회 이전문제를 정치권으로 악용하지 말라'며 각을 세운 대외 전선에선 한 치 흐트러짐 없이 열을 맞춰 서 있다. 마치 같은 당 소속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나머지 세부적 공약들은 미세하게 다르지만 신생 도시인 세종시를 성숙하게 발전시켜야 한다는 밑바탕에는 궤를 같이한다. 방법론적 차이뿐이지 세련되고 멋진 도시를 구축하기 위한 갖가지 정책이 예비후보 과정 때부터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공천이 끝나고 본선이 진행되자 같은 당 예비후보들의 멋진 공약을 흡수해 정책의 깊이를 확보한 후보들도 생겼다.
최근 대전지역 방송사가 진행한 총선 후보자 정책토론의 시청률이 평일 낮시간대였음에도 골든타임에 육박했다는 후문이다. 고학력·젊은 유권자의 요구들과 정책 대결을 벌이고 있는 후보자들의 멈추지 않은 정책 개발이 빚어낸 결과로 보인다.
같은 상황을 대구에 접목시켜 보자. 우선 여야는 물론이고 같은 당 소속 정책에 일관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그동안 수도권 규제 완화 문제를 금지옥엽같이 지켜오다 대구시 정치 1번지에 출마한 후보가 갑자기 자신의 정책 철학을 어떻게 바꿔나갈지 걱정이다. 반대로 철학을 바꾸지 않은 채 당선된다면 대구시장, 동료 의원들과 20대 국회에서 어떻게 손발을 맞춰 나갈지도 의문이다.
고위 공직자 출신인 진박 후보들도 정책 개발보다는 얼굴 알리기에 여념이 없는 듯하다. 정부부처를 출입하는 한 동료 기자는 "진박 후보들이 대구에서 한 것이라고는 모여서 해장국 먹은 것밖에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공천을 받은 현역의원들의 공약도 이목을 사로잡는 것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꽃신' 신고 '꽃길' 걸으며 '그동안 많이 해먹었다'고 한 지적에 속이 시원했던 시민들이 적지 않았을 것 같다.
정치적 해석만 난무해 버린 이번 지역 선거 풍토가 '누가 공천을 받을까'에 매몰된 유권자들 때문인지, '누구를 내리꽂을까'에 열을 냈던 정치권의 몫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이번이 마지막이었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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