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독특한 정치인이야."
새누리당 대구 수성갑 당원들은 이한구(71)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두고 이렇게 평했다. 이 위원장은 일반적인 정치인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르다. 지역구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고, 지역 구민과의 접촉도 거의 없었다. 이 위원장은 지역구를 잘 찾지도 않았기에 지역구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한다. 한 당원은 "심지어 선거 기간에도 며칠만 머물다가 올라갈 때가 있었다"고 했다.
누군가 이 위원장에게 '자주 내려오시라'고 충고하자, 이 위원장이 벌컥 화를 내며 "국회의원이 중앙에서 일을 해야지, 지역구에 매달려서야 되겠나"고 했다는 일화도 있다. 그의 뚜렷한 소신을 보여주는 일화이지만, 지역 국회의원의 도리와 책임 의식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말이다. 그의 지역구가 새누리당 텃밭인 대구였기에 망정이지, 수도권이었다면 4선 의원(비례대표 포함)을 할 수 있었을지 궁금해진다.
그는 학연, 지연에도 연연하지 않는다. 대구시당위원장 선출 같은 공식 자리는 물론이고, 대구 의원들 식사 자리에도 거의 참석하지 않았다. 이번에 공관위원장을 맡아 맨 먼저 언급한 정리 대상이 '양반집 도련님' '월급쟁이 의원' '저성과자' '비인기자'였다. 대구지역 의원들을 염두에 둔 말로 들렸다. 그 결과, 이 이원장(46회)의 경북고 후배인 유승민(57회) 류성걸(57회) 김희국(58회) 의원이 우수수 날아갔다.
그는 담백한 면도 있지만, 소신과 고집이 지나치게 강한 편이다. 소신을 너무 앞세우다 보니 다른 사람에게는 아집과 오만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별명도 '제멋대로 李'다. 엘리트 의식이 있어 자신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거나 귀찮게 하는 사람에게는 심한 말을 예사로 한다. 김무성 대표를 겨냥해 '바보 같은 소리' '무식한 소리' 같은 부적절한 표현을 쓴 것도 평소의 버릇이다.
어쨌든 그는 한국 정치사에 기억될 만한 큰 족적을 남기게 될 것 같다. 청와대의 하명 때문인지,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기 위한 노력이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유승민 탈당' '김무성 대표의 옥새 소동' 등 집권여당의 전무후무한 공천 파동을 부른 진원지 역할을 했다. 한 시민은 외지에 가면 "대구에는 이 위원장 같은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다"고 적극 해명한다고 했다. 독선과 오만, 안하무인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는 평균적인 대구 사람의 정서와는 전혀 맞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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