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이다. 날씨가 아주 맑고 밝다. 말 그대로 '청명'(淸明)하다. 구미도 지천이 봄이다. 산과 들은 물론 도시 가로수에도 초록이 얼굴을 내밀었다. 특히, 구미공단 대표지역인 인동에서는 산업도시의 복잡함 속에서도 얼마든지 봄기운을 만끽할 수 있다. 대왕참나무가 이루는 도시숲이 있기 때문이다.
도시숲은 도심에 계획적으로 나무를 심어 미관을 개선하고 환경도 지키는 절묘한 아이디어다. 인동도시숲의 경우, 시민들은 물론 공단 근로자들의 안락한 휴식과 보행안전까지 책임지며 일석이조, 삼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봄의 시작인 요즈음 인동 가로변에는 연초록의 잎들이 오가는 시민들을 반긴다. 다시 한 번 나무심기의 중요성에 대해 실감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나무심기에 성공한 대표 국가이다.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의 치산녹화 10개년 계획을 시작으로 정부와 시민들의 정성이 합쳐져 오늘날의 울창한 산림을 얻게 되었다. 현재에도 매년 식목일이면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묘목 나눠주기, 내 나무 갖기 운동 등 다채로운 나무심기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구미시는 1년 365일이 식목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0년간 '일천만 그루 나무심기 운동'을 쉼 없이 추진해 도시 곳곳에 꽃과 나무를 심었다. 덕분에 산림청의 '2012년 아름답고 테마가 있는 한국의 가로수 62선'에 인동도시숲을 포함해 가로수 3개소가 선정되었고, 2014년 '녹색도시 우수사례 전국 1위'의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올해부터는 '제2 일천만 그루 나무심기 운동'도 시작했다. 나무심기를 통해 공원녹지와 특색 있는 가로수 거리 조성, 담장 허물기 사업, 벽면녹화, 학교 숲 조성, 아파트 녹지조경, 가정식수 등을 추진하고 있다. 구미를 녹색환경도시를 넘어 푸른 숲의 도시로 만들 작정이다.
오는 연말 준공되는 '산림에코센터'에서는 잘 심겨진 나무와 잘 가꿔진 숲을 보다 다양하게 즐길 수 있게 된다. 산동참생태숲 인근에 전시·체험·영상관 등의 교육시설과 전국 최초 충전식 생태탐방 모노레일을 설치하고 있다. 잘 알고 있듯, 숲과 나무가 우리에게 주는 혜택은 돈으로 따질 수 없다. 맑은 공기와 맑은 물, 지구온난화 방지 등 우리 미래를 건강하게 만든다. 더욱이 국제적으로 탄소배출권제가 시행됨에 따라, 필자는 나무를 심고 가꾸는 것이야말로 향후 산업도시 구미에 프리미엄을 달아주는 길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그런 만큼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과제가 하나 있다. 무엇보다도 산불예방이다. 청명을 즈음해 바람이 많이 불고 건조해 불이 나기 쉽다. 특히 최근에는 주 5일제 등으로 산을 찾는 가족과 나들이객이 늘어나면서 식목일을 전후해 대형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산불 발생건수의 59%, 피해면적의 82%가 봄철(3~5월)에 집중됐다. 구미시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10년간 산불통계를 살펴보면 3, 4월에 전체 26%에 해당하는 산불이 발생했다.
예방만이 답이다. 우리나라 산불은 인재(人災)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우리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예방이 가능하다. 구미시도 지난 19일부터 5월 1일까지 전 공무원을 동원해 주말 없이 산불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산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관심과 협조이다. 이제 산으로 들로, 꽃도 보고 나물 캐러 많이들 나갈 시기다. 먹음직스러운 봄나물과 향긋한 꽃들이 깔린 구미의 봄을 즐기며 기억해 주기를 바란다. 우리가 심은 소중한 꽃과 나무가 있기에 이 계절의 즐거움도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리고 더 고마운 마음으로 봐주고, 지켜주기를 부탁드린다. 그것이 바로 아름다운 자연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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