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3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뒤 "'경선할 시간은 없고 유승민 의원으로 공천하는 것이 옳다'는 이야기를 분명히 전했다"고 말했다. 또 "오늘도 그랬고, 이전 비공개 최고위 때도 경선해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했었고, 유승민 의원을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계속했었다"고 밝혔다. "비공개회의 때 한 이야기는 밖에 얘기하지 않는 게 예의라고 생각해 얘기하지 않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유 의원 공천 요구 이유는 이인제 최고위원이 전한 것처럼 '유 의원이 탈락했을 때 전체 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라 한다. 굳이 비공개의 최고위원회 내용을 공개하면서까지 자신의 '한 일'을 전한 김 대표의 복잡한 속내는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날 이야기는 분명 변명일 뿐이다. 말하자면 자신은 그동안 당내 주류 친박계의 유 의원에 대한 불출마 또는 탈당 압박에 맞섰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부각하려는 자기 옹호일 따름이다.
그동안 김 대표는 총선에서 상향식 공천을 꼭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상향식 공천을 정치혁명이라고까지 말했다. 이는 옛날처럼 전략공천이나 낙하산 공천 대신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당 대표로서의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를 철저히 짓밟았고 김 대표는 속수무책으로 끌려가기만 했다.
특히 대구와 부산의 공천 결과를 보면 김 대표는 역할 포기는 물론 무능했다. 부산은 자신을 포함해 18개 선거구 중 현역의원 15명 모두 공천받았다. 100%로 부산은 철저히 지킨 셈이다. 반면 대구 12곳 선거구에서 공천받은 현역의원은 3명뿐이다. 공천 과정은 한 편의 코미디로 원칙도 잣대도 없었다. 그야말로 '진박'과 '친박' 입맛대로 뒤죽박죽이었다. 상향 공천은 '꿈'이었고 말잔치였다.
김 대표는 공관위의 일방통행 폭주 제지는커녕 견제조차 못했거나 하지 않고 철저히 외면했다. 유승민 의원 사태도 이로 인해 빚어진 당연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김 대표의 말은 변명과 자기 옹호일 뿐, 어떤 진정성도 없다. 김 대표는 이번 공천 사태를 통해 집권여당 대표의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증명한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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