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김모(42) 씨는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딸 때문에 아침마다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학교에 가기 싫다며 생떼를 쓰는 통에 억지로 등교시키느라 녹초가 되기 일쑤다. 딸은 입학한 지 한 달이 다 돼가지만 같은 반에서 제대로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가 없다. 더욱이 친하게 지냈던 초등학교 친구들이 다른 중학교로 배정받아 뿔뿔이 흩어져 침울해할 때도 잦다. 김 씨는 "딸이 다소 내성적이긴 하지만 자꾸 '학교 가기가 겁난다'고 이야기해 걱정이 태산"이라고 하소연했다.
이른바 '새 학기 증후군'에 걸려 등교를 거부하는 자녀 때문에 속앓이 하며 답답함을 호소하는 학부모가 적잖다. 전문가들은 무턱대고 학교를 보내거나 이를 내버려두면 더 악화될 수 있는 만큼 전문기관에 도움을 요청하라고 조언한다.
대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 따르면 청소년전화 1388로 등교 거부 문제를 상담한 건수는 2013년 433건, 2014년 303건, 2015년 324건 등으로 해마다 300건이 넘었다. 특히 지난 3년간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과 4월의 상담 건수가 전체의 23%(244건)나 됐다. 올해도 1월에 3건, 2월에 7건이었던 상담전화 건수가 이달 22일 현재 17건으로 급증했다.
새 학기 등교 거부의 가장 큰 이유는 낯선 환경과 또래 관계 어려움 때문. 이준기 대구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소장은 "대체로 외향적이지 못한 학생들이 새 학기에 친구 사귀기에 어려움을 겪는 경향이 있다"며 "방학 동안 게임이나 인터넷에 빠져 학교 가기가 싫어졌거나 친구들의 따돌림으로 등교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학기 초 '등교 거부 문제'를 내버려두면 전학을 원하거나 학업 중단으로까지 악화될 수 있는 만큼 청소년전화(1388) 등 전문기관의 상담'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학생은 학교에 가야 한다"는 인식으로만 접근하면 오히려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준기 소장은 "학기 초 학생들의 등교 거부 문제는 부모가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자녀의 고민에 공감해주고 학교와 외부기관 등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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